김영란법 처리 여야 지도부 '4인방' "고민 많았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구경민 기자 2015.03.0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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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여야 원내대표, 원내수석 김영란법 처리 소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의도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김영란법 본회의 처리에 관한 합의사항을 발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유승민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강기정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2015.3.2/뉴스1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의도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김영란법 본회의 처리에 관한 합의사항을 발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유승민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강기정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2015.3.2/뉴스1


공직자 등의 부정청탁·금품수수를 금지하는 일명 ‘김영란법’이 어렵사리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야 합의안을 만들어낸 여야 지도부 '4인방'도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지난달 새 원내 지도부로 선출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협상이 사실상의 첫 작품이다.



유 원내대표는 야당 뿐 아니라 새누리당 내에서도 김영란법 처리를 두고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만큼 같은 당내 의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과정또한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유 원내대표는 “정부안이나 국민권익위원회 안으로 통과하면 의미가 약해져 최대한 김영란법 원안을 살리는 쪽으로 고민하다보니 협상과정이 어렵고 힘들었다”며 “특히 직무관련성 부분에 대해 찬반을 떠나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이 문제를 푸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과 여론에서 지적돼온 것들을 김영란법에 반영하고 현실에 맞지 않게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두기 위해 최대한 세밀한 부분까지 협상에 나섰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김영란법 외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아문법)과 관광진흥법 포함한 역점 법안들도 1시간 이상 서로 시름을 하면서 요구를 했는데 이번 국회 합의는 도출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김영란법’의 여야 합의를 끝낸 데 대한 술회를 묻자 긴 한숨부터 내뱉었다.

우 원내대표는 “직무관련성이 없는데도 청렴의무만 가지고 형사처벌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그러나 국민 다수가 원하는 법감정을 고려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실적 요구와 법리상 괴리가 있었지만 원내대표 개인의 입장을 접어둬야 했고 다수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여당도 똑같은 고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영란법이 취지와 달리 농어민이나 축산농가, 유통업계 등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사법권을 통한 ‘언론 재갈물리기’도 가능해진다는 점을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안 원내수석은 “한국 사회의 온정주의가 있고 명절이면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있지만 이런 것들이 단절되면 농어업 종사자들 등에게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가장 심각한 것은 건설업계인데 이들 간 거래는 공적 부분이 아니어서 오히려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아쉬움이 남는 협상이었지만 협상 과정에서 여야의 신뢰는 한 층 두터워졌다는 평가다. 양당 원내대표는 파트너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앞으로의 의사일정도 잘 조정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와의 관계는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조율할 수 있었다”며 “김영란법 협상서 여당이 많이 양보했다는 의견이 있지만 야당을 믿고 있고 앞으로의 협상에서도 신뢰를 바탕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 원내대표도 “여야 협상과정에서 치고받고 욕하고 상대를 비난하는 일 없이 여야 합의를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유 원내대표가 오래 고민하기는 하지만 상대를 충분히 존중해주고 이해해주는 스타일이어서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관광진흥법,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지방재정법 등을 이번 회기에서 처리하려고 했던 새누리당은 김영란법 합의를 계기로 앞으로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이라는 것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하는데 이번 협상은 관광진흥법 처리 등의 확답을 받지 못했다”며 “소관 상임위원들과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해 앞으로 야당을 믿고 협상을 잘 이끌어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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