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거래대금 증가, 증권株강세 이어질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5.02.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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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거래대금 전년 동월比 19% 증가, 8개월째 플러스 증가율.. "

대외 불확실성 완화로 코스피가 본격 반등하고 코스닥도 성장모멘텀 기대감에 고점경신을 지속하는 가운데 증시 거래대금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나타난 이같은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 수익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월 거래대금 합계는 127조4688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97% 늘었다. 국내증시 월 거래대금은 지난해 7월 이후 이달까지 8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전년동월비는 2010년 10월부터 13개월간 연속으로 오른 후 이번에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다.



거래대금 증가는 코스닥시장의 강세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7월 코스닥 월 거래대금은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37~95%에 이른다. 코스피 거래대금의 증가율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월비 19%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이달 증가율은 3.55%에 그쳤다.

과거에 비해 증권사 전체 이익에서 거래수수료의 기여도가 낮아졌지만 최근 거래대금 증가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4년만 해도 거래수수료가 증권사 순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은 53%에 달했다"며 "이 비중은 2011년에는 40%, 2013년에는 34%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6%로 재차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과거 2년간 증권업계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된 이후 판관비가 큰 폭으로 줄어든 만큼 거래대금 증가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만 볼 수 없다"며 "거래대금 증가와 증권사의 이익개선 흐름은 상관관계가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증시 거래대금 증가세가 3개분기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박선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올해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6조7000억원으로 전년(6조원) 대비 11%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며 "1~2월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미 7조2000억원으로 추정치를 웃돈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월별로 전년 대비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올해 연간 증시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20% 가량의 증가율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이익개선 기대감은 올해 들어 증권주 상승에 기여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4분기 후반 미국 금리인상 우려로 국내 시중금리가 반등조짐을 보이다 올 1월 들어 재차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중금리 하락은 채권 등 유가증권 평가이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코스피 금융업지수의 하위지수인 증권업지수는 지난해 말 1761.17로 마감한 후 이날 2002.41까지 1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67%) 대비 10%포인트 이상 더 높을 뿐 아니라 코스피 17개 업종지수 중 상위 4위다. 증권주 시총상위 10개 종목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5.5%에 달한다. 종목별 수익률은 최저 6.02%(신영증권)에서 최고 36.23%(키움증권)까지 분포돼 있다.

하지만 증시 거래대금의 견조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적 변수로 인해 증권사 이익모멘텀이 훼손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이익이 늘겠지만 만약 인상되면 반대의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국내 통화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리 외에도 증권사 수수료 수입의 증가에 제동을 걸 요인이 더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이 연구원은 "기준금리 변수 외에도 국내 증시 상하한폭이 종전 15%에서 30%로 늘어나는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상하한폭은 증권사들의 신용관련 영업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고 이는 다시 중소형주 수급과 나아가 증권사 수수료 수익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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