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월세받는 근린상가 경매물건 "없어서 못판다"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5.02.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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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월세받는 근린상가 경매물건 "없어서 못판다"


경매로 넘겨진 근린상가 물건 중 월세로 임대차 계약이 맺어져 낙찰 후에도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건물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해 자영업자 수가 감소되면서 임차인 수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26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물건으로 나온 전국 근린상가는 3731개로 조사됐다. 이는 2013년(5947개)에 비해 37.3%(2216개) 줄어든 수치다. 특히 임대차 계약이 맺어져 월세 정보가 존재하는 물건 비중이 전년(42.5%)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한 38.6%(1439개)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해 경매로 넘겨진 비수도권 소재 근린상가는 모두 1820개. 이중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물건은 600개(33%). 이 비율은 전년 39%(2656개 중 1036개)에 비하면 6%포인트 줄었다.

서울 역시 낙찰 후 월세를 기대할 만한 물건 비율이 비수도권 못잖게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경매물건으로 나온 서울 소재 근린상가는 464개로 이중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물건은 전체의 37.7% 수준인 175개. 전년(802개 중 345개)에 비해 5.3%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자영업자 수 감소의 영향이 크다는 게 부동산태인의 분석.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대개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 근린상가 등 수익형부동산 물건이 많이 나오기 마련인데 최근엔 그렇지 않다"며 "자영업자 수가 줄다보니 임차인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직접 운영하거나 월세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하는 연간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근린상가의 주요 임차인인 자영업자 수는 2010년 538만7000명까지 떨어졌다가 2011년 552만명, 2012년 553만2000명 순으로 다시 늘었다.

2011년과 2012년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열고자 집중적으로 자영업으로 진출했던 시기. 이후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자영업자 수도 다시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수는 546만8000명으로 역대 2번째로 낮은 수치다.


게다가 자영업 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권리금도 하락세다. 상가정보업체 점포라인에 따르면 연초 기준 수도권 소재 점포(점포면적 99.17㎡ 기준) 권리금은 △2013년 8249만원 △2014년 8137만원 △2015년 7834만원 등으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정다운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낙찰받아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근린상가 경매물건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근린상가 경매의 핵심은 층수와 주변 유동인구 동선, 지속적인 임차인 수급이 가능한 물건을 찾아내는 데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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