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5번가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아모레 퍼시픽의 설화수 매장/사진제공=아모레 퍼시픽
대한화장품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연간 353억불로 점유 비중에서 14.3%를 차지하는 세계 1위의 단일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화장품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상위 본능과 직결된 상품 중 하나이기 때문에 K-POP과 한류의 덕을 가장 많이 보는 상품 군중에 하나다. 또한 화장품 관련 상품이야말로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저가의 중국 제품들로 인해 번번이 제값을 인정받지 못해온 한국산 제품 중 가장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품군 중에 하나이다.
우리 화장품 기업들에게 미국 시장이 더욱 매력적인 점은 세계 1위의 화장품 소비시장이란 규모 외에도 화장품 구매력과 직결되는 미국의 소비심리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꾸준히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남성 전용 화장품, 항노화 제품 시장 등 새로운 소비 마켓이 계속 형성되어 타겟 시장이 조금씩 세분화를 반복하고 있고, 더불어 이·미용 서비스 산업까지 확장되고 있는 점 등도 고무적이다.
유통채널 경로도 고급백화점에서부터 드럭스토어, 할인점, 화장품 전문매장, SPA마켓, 온라인 마켓 등 다원화 양상이 뚜렷하다. 아울러, 상위층을 상대로 하는 고급 상품 마켓 외에도 한국산 화장품 선호 층인 아시안 마켓, 히스패닉 마켓 등 중저가 화장품 소비시장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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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면에서도 색 첨가물이 없는 일반화장품인 경우 FDA사전승인이 아닌 자율등록(VCRP)으로 판매가 가능한 점도 시장 진입에서 이점으로 작용한다. 대신, 미국은 사후 규제가 매우 엄격하므로 제조, 광고, 사용, 판매 전 과정에서 FDA의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인지도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의 화장품 제조 기업들이 규모면에서 열악하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지역별로 다양하게 산재한 한국의 생물 산업을 특성화한 천연, 한방, 기능성 화장품들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으나, 미국과 같은 거대시장에 입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이 취약하고 소량 위탁 생산 구조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화장품 시장의 특성상 체계적인 현지 브랜딩과 이미지 광고 전략, 현지화 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이나 우리 기업의 영세성으로 인해 일부 대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입체적인 시장 접근이 여전히 어려운 점도 있다. 다행히 주무부처를 중심으로 한국의 화장품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마련되어 있어 상당히 희망적이다.
중기청과 중진공도 금년부터 미국 현지에 운영 중인 소비재 상품 지원 플랫폼인 미국 유통망진출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의 화장품 진출 전용채널 개척에 좀 더 힘을 보탤 예정이다.
최근 한국산 물티슈, 마스크 팩 등의 제품도 미국 소비자들의 빠른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일반 화장품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이·미용 관련 산업 전반의 진출 전략 마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