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美 드론시장, 중국제품 1위인데 한국은

머니투데이 천병우 중진공 미국 유통망진출지원센터(뉴저지) 센터장 2015.02.0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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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미국시장 개척]<2>사물인터넷, 무인 기술 등 연관기술 집중 투자 절실

편집자주 제2의 수출 드라이브가 필요한 지금, 세계 최대 소비재 시장인 미국시장의 생생한 현장 모습과 깊이있는 분석을 제공합니다.

CES2015 AEE 드론/사진=임동욱 기자CES2015 AEE 드론/사진=임동욱 기자


지난해부터 미국의 민간 드론 시장 열풍이 심상찮다. 미국연방항공청(FAA)도 상업용 드론 활용 관련 법안들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 그동안 미국은 테러 위협, 안전 등의 이유를 들어 드론 활용 자체를 국가 안보, 군사용도 외에는 엄격히 규제해 왔다. 상업용으로는 방송, 영화 제작 등에 제한적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이 또한 번거로운 사전허가 절차를 거쳐야 가능했다.

그러나 창조성과 다양성이 혼재해 끊임없이 경쟁을 촉발하는 미국 산업의 특성상 상업용 드론 수요의 증가는 필연적이었을까?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물류, 운송, 레저 등 다양한 상업분야에서 드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어 왔지만, 정작 드론 시장의 성장세를 가늠케 하는 전조는 이보다 더 가까운 일상에서 나타나고 있다. 얼마전 미국 워싱턴 DC 연방기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띄운 드론이 백악관에 충돌하는 사고가 보도될 정도로 이미 드론이 일반인들의 동호회나 레저용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인 이베이에서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동안 판매된 드론이 12만 7,000대를 기록했고, 이중 연말 크리스마스 등 연휴 시즌 동안 판매량이 급신장할 정도로 미니 드론이 매우 인기 있는 선물용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지난해 필자가 속한 중진공 미국 유통망진출지원센터에서 지원하여 현지 월마트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한 한국 벤처기업 바이로봇사의 미니드론 제품도 크리마스 전후를 기해 단 3일만에 약 1,000여개가 팔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세계 주요 운송업체와 아마존 등 대형 쇼핑몰 업체는 이미 드론을 활용한 배송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으며, 구글, 페이스북 등 첨단 IT 기업들도 관련 산업에 대한 드론 활용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드론의 상용화 가치는 이미 방송이나 농업, 환경보호, 재난 방재 등 여러 분야에서 이미 입증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업 INEA 컨설팅 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상업용 드론시장은 미국이 61%, 아시아 태평양국가 20%, 유럽 17%, 중동 및 아프리카 2%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고 미국의 상업용 드론시장 규모는 활용성 등에서 시장 수요가 압도적이다.

또한 미국 항공방위컨설팅업체인 TEAL GROUP의 자료를 보아도, 2013년 기준 전세계 드론 시장의 90%가 여전히 군사용도로만 사용되고 있지만, 시장규모는 매년 2020년까지 연평균 8% 성장세를 보여 2022년에는 114억불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군사 외의 분야로도 급격히 확산될 전망임을 시하하고 있다.

최근 미국 미국연방항공청(FAA)도 상업용 드론 운영에 관한 법안 검토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안전과 안보상의 문제로 드론을 항공기 관제시스템에 통합하는 방향 등 규제 측면을 준비 중이어서 당분간은 상업용 시장으로의 확대가 극히 제한적 일 수 있다. 실제 드론이 항공기와 충돌할 뻔한 사건도 있어 안전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FAA가 규제를 크게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증가하는 민간수요를 고려한 허용범위와 기준, 운용 가이드라인 제시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드론 관련 민간 시장 수요 확장, 관련기술의 보급, 민간업체의 요청, 경쟁국가의 드론 규제완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이 언제까지 규제만으로 시장 수요를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상업용 드론시장에 대한 전세계 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전도 미국 정부의 고민거리다. 알려진 바와 같이 현재 전세계 상업용 드론시장 점유율 1위 업체는 중국의 DJI사다. 미국의 AIRDOG, 프랑스의 PARROT 등 다수 기업이 함께 시장에서 각축하고 있으나, 최근 이 분야에서의 중국 업체들의 강세가 더욱 놀랍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도 증가하는 드론 시장의 민간 수요를 규제만으로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허용범위와 기준에 대한 카드도 함께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드론 산업은 여러 첨단 기술의 성장이 함께 결합된 기술 분야이다. 사물인터넷, 무인 기술의 발전 등 복합적인 연관 기술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도 단연 국방 분야에서의 드론 기술은 미국을 따라 갈 수 없다. 그러나 더 주목해야할 부분은 구글을 포함한 미국의 글로벌기업들이 다양한 민간사업 분야에 대한 드론 기술의 응용 투자를 선제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미 2015 CES에서의 동향은 민간 드론 산업의 성장을 새로운 산업 트렌드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IT기술 경쟁력이 우수한 한국은 드론 산업에 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나,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비해 업계의 상업화 노력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성장세에 있는 미국 상업용 드론시장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전통 강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의 육성책과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큰 연휴 시즌인 크리스마스 때 완구용 드론이 인기 있는 히트상품이 됐는데, 그 중 80% 이상이 중국산 제품이었단 사실을 마냥 강 건너 불 보듯 바라만 보고 있어선 안된다. 급성장하는 미국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우리 중소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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