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우윤근 원내대표와 대화 중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로 협상 파트너였던 이완구 총리와 우윤근 원내대표는 환담 중 눈시울을 붉혔다./사진=뉴스1
우 원내대표가 "(총리인준안 처리 과정에서) 총리를 도와드리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며 글썽이자, 이 대표의 눈가도 축촉해졌다. 그는 이어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두 사람은 감정에 북받쳐 부둥켜 안다시피 서로를 다독였다.
그는 지난해 5월 원내대표 임명 직 후 똑같은 장면을 연출한 적이 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5월 국회 소집 문제를 두고 팽팽히 맞서던 때다. 당시 박 원내대표는 당장 만나 국회 소집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이 원내대표는 사고수습이 먼저라며 정부가 마련한 안산 분향소를 찾았다. 이 때 역시 조문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사진=뉴스1
또 지난 10~11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도 울음을 삼켰다. 자신의 다발성 골수종(혈액암) 투병전력을 설명할 때와 자신의 보충역 판정 의혹 등을 추궁받을 때였다.
이 총리의 연이은 눈물에 대한 해석은 갈리고 있다. 인간적 면모가 드러난다는 평가와 너무 빈번하게 대중에 감정을 호소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새누리당 관계자는 "강직하고 소신이 뚜렷한 그이지만 여린 심성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며 "본인이 겪어온 삶에 비춰 봤을 때 상황마다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의 좌우명인 '역지사지'를 입버릇처럼 실천하려다보니 감정이입이 쉽게 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이날 그의 눈물을 흘리는 사진에 대해 '가식적'이라거나 '악어의 눈물'과 같은 부정적인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총리의 눈물에 "진정성이 담겨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의 눈물은 국민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과하면 진정성을 의심받게 마련"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우 원내대표와의 '동반 눈물'을 지켜본 한 야당 관계자는 "인간적 신뢰에도 불구하고 이탈표를 최소화하고 조직화해 파트너를 곤경에 빠트릴 수 밖에 없었던 미안함의 눈물과 그런 상황을 이해한다는 신뢰의 눈물이 나온 것"이라며 "청와대와 야당의 소통 강화가 기대되지만 인청 때처럼 정부를 향한 예봉이 무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