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이번에도…" 비꼬는 여론에 당혹스런 관가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기자 2015.02.0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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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청문회 앞두고 관가 설왕설래… 통과 여부에 촉각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중계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중계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1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제 정규직으로 전환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조롱 섞인 여론이 퍼지고 있다. 연이은 후보자 낙마로 짐을 싸고 풀기를 반복하며 어느새 내달 취임 만 2년을 맞는 정홍원 총리 얘기다.

국무총리 인선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에 관가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총리는 국정 운영의 콘트롤 타워다. 총리 인선에 대한 불신은 정부 인사방침에 대한 불신을 의미한다. 만에 하나 청문회 과정에서 총리 교체가 다시 불발될 경우 정부에 대한 신뢰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세우고 있는 개각 계획도 힘을 잃게 될 것이 뻔하다.



청문회를 하루 앞둔 9일 한 정부 고위 관료는 "정 총리가 마지막 공식행보로 애국지사 방문을 진행하는 등 나름 총리로서의 일정을 정리하고 있지만 청문회 결과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며 "하루도 공석으로 둘 수 없는 자리이니 주중 청문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정 총리가 업무는 계속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재임 기간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정 총리는 2013년 3월 취임해 작년 세월호 사고 당시 사의를 표했다. 그러나 이후 총리 내정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며 사의가 반려됐다. 이 후보자마저 낙마한다면 정 총리가 만 2년을 채울 공산이 크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 임기가 2년을 넘긴 총리는 강영훈(노태우정부), 이한동(DJ정부), 김황식(MB정부) 셋 뿐이다.



이 후보자는 지명 이전부터 여야를 아우를 수 있는 유력한 총리 후보로 꼽혔다. 지명 이후엔 자녀의 병역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등 그야말로 '준비된 총리 후보자'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언론통제 의혹과 차남의 탈루 의혹 등이 연이어 터졌다.

게다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10~11일 예정된 청문회에서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주말 새 당대표를 선출한 터다. 첫 대형 정치이벤트를 앞두고 필요에 따라 청와대와 각을 세우겠다는 각오도 숨기지 않고 있다. 한 관료는 "야당이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형태로는 진통은 불가피해 보인다.

분위기를 읽은 청와대가 이완구 후보자 구하기에 나섰다. 총리 인선에 맞춰 개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 인선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가는 이에 대해서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인'한 만큼 전망과 다른 전개가 이뤄질 경우 후폭풍이 크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의지가 강한 만큼 청문회 통과를 점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국회 동의 없이는 총리를 임명할 수 없다. 청문회 결과는 예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 관료는 "총리실(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부터 모든 부처가 총리 인선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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