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소주 4병 마셨다…"자살 생각"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5.01.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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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은폐 시도, 직장도 결근·휴가… 경찰, 빠르면 내일 현장검증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 용의자 허모(37)씨가 30일 충북 청주시 흥덕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이송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용의자 허씨는 지난 29일 밤 경찰에 자수했다./사진=뉴스1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 용의자 허모(37)씨가 30일 충북 청주시 흥덕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이송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용의자 허씨는 지난 29일 밤 경찰에 자수했다./사진=뉴스1


이른바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 허모씨(37)가 범행을 저지른 뒤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경찰이 점점 수사망을 좁혀오자, 심적 부담에 자살을 생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허씨는 직장을 결근하고 휴가를 내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30일 청주 흥덕경찰서 수사본부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 10일 밤 동료들과 어울려 여러 차례 술자리를 이동해가며 혼자 소주 4병 가량을 마신 뒤 만취 상태에서 쉐보레 윈스톰 차량을 운전하다 피해자 강모씨(29)를 들이 받았다.



허씨는 쓰러진 강씨를 놔둔채 그대로 도주, 귀가해 아내에게 "자신이 사고를 낸 것 같다. 술에 취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횡설수설 했다.

이후 허씨는 자신의 범행을 자각한 뒤 충북 음성에 있는 부모의 집으로 사고 차량을 가져가 은폐했다. 허씨는 사고 흔적을 감추기 위해 천안시 소재의 GM부품대리점에서 부품을 구입해 스스로 수리하려 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청주경찰지방청이 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내비치자 심한 심적 부담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가 범행을 저지른 뒤 직장을 결근하고 휴가를 내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다"며 "경찰이 윈스톰으로 범행 차량을 특정하며 수사망을 좁혀오자 심적 부담이 극에 달해 자살을 생각했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정적으로 경찰이 허씨가 차량 부품을 구매한 흔적을 포착해 신원을 확보하자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허씨 부인도 적극적으로 자수를 설득했고 자수 당시 부인이 운전해 허씨를 경찰에 데려다 주는 등 자수 전 두 사람이 교감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9일 사고 현장 인근 CCTV를 분석해 쉐보레 윈스톰 차량을 용의차량으로 특정했다. 같은 날 천안시 소재 GM부품대리점에서 윈스톰 차량의 부품 출고여부를 확인해 동일한 장소에서 자동차 부품을 구입한 사람의 인적사항을 추적, 용의자 허씨와 동일 인물임을 확인했다.

허씨는 이날 밤 11시 8분쯤 경찰서를 찾아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며 자수했다. 그러나 허씨는 경찰조사에서 "당시 만취상태였기 때문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무엇에 부딪친 것은 알았지만 사람이 아니고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고 뺑소니의 고의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빠르면 내일쯤 허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며 곧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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