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 전면전 가나…"캐스팅보트는 노르웨이펀드·NPS"

이민재 MTN기자 2015.01.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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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머니투데이방송(MTN) 이민재기자] 엔씨소프트 (184,500원 ▲600 +0.33%)(NCSOFT) 최대주주인 넥슨(NEXON)이 엔씨소프트에 대해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대주주인 국민연금(NPS)과 외국계 투자자들이 ‘캐스팅보트(casting vote)’로써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7일 넥슨이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 330만6,897주(15.08%)에 대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했다고 공시 했다. 넥슨은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주요 주주로서 임원의 선임과 해임, 정관 변경, 배당 결정, 합병 등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지난 2012년 6월, 엔씨소프트 주식 312만8,091주(14.69%)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지난해 10월에는 넥슨코리아가 8만8,806주(0.4%)를 장내 시장에서 추가로 사들였다. 현재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2대 주주로 218만8,000주(9.9%)를 보유하고 있다.

김택진 사장이 1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5% 이상의 지분을 매수해야 한다. 금액으로는 2,400억원에 이른다. 현금이 많기로 소문난 김 사장으로서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매입 가격 등에도 제한이 상당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키움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김 사장이 지분을 확보할 경우, 기존에 넥슨이 매입한 주당 25만원보다 비싼 가격에 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김택진 사장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넥슨이 3월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본격적으로 주주 제안을 하게 되면 3대주주인 국민연금과 노르웨이국부펀드(GPFG) 등 외국인투자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넥슨과 엔씨소프트간에 국민연금과 외국인투자자를 각자의 우호 세력으로 만들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엔씨소프트 지분은 150만9,555주(6.88%)를 보유하고 있다. 또 M&A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국부펀드(2.44%),모건스탠리(0.8%), 영국Legal&General(0.45%),프랑스Tobam SAS(0.37%) 등 외국인투자가들이 2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3년 상반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시장 법인 334개사 중 296개사의 임원 선임 의결에 참여했고 저배당 종목에 대해 매도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 노르웨이국부펀드는 지난해 대창단조의 주주총회에서 스위스계 투자자인 NZ알파인이 제시한 주식 액면 분할, 감사 선임 건에 찬성하는 등 소수 주주 측 감사 선임에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이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공동으로 투자한 경우가 많다며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1주당 26만8,000원에 사들인 이후,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을 바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달 12일 엔씨소프트는 1주당 3,430원, 총 684억9,860억 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하는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M&A전문업체 LEE&MORROW의 부사장인 방민주 변호사는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상승하면 넥슨의 가치도 상승하게 된다"며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주행동주의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M&A업계는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3월 28일에 정기주주총회를 했다며, 이번 정기 주총도 비슷한 시기에 연다고 가정했을 때 주주 제안은 주총 6주전인 내달 13일까지 마무리 되어야한다. 넥슨이 이번주 보유 목적를 변경한 것도 이런 사정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보유 목적을 변경하면 해당 사항을 보고한 이후 5 거래일 동안은 주식 취득이나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넥슨 입장에서 가능한 빨리 입장 정리를 한 셈이다.

김택진 사장은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대외인지도나 사내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김 사장의 연임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1대주주인 넥슨측이 지분 투자 목적까지 바꾼 만큼 자사측 이사 후보자를 제안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성과없는 계열사를 정리해 수익구조를 개선해야한다는 제안을 할 가능성도 높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경영권 분쟁 소식에 28일 전 거래일과 비교해 가격제한폭인 14.81%(2만8,000원) 오른 2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머니투데이방송(MTN) 이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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