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슈틸리케 감독은 여러모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거스 히딩크(69·네덜란드)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과 비교된다. 히딩크 감독은 과감한 용병술과 치밀한 전략으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룩하며 '히딩크 매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반면 히딩크의 선수생활은 생활은 비교적 조용했다. PSV 아인트호벤에서 잠시 선수생활을 했지만 주로 벤치에 머물렀다.
슈틸리케 감독은 히딩크에 비해 감독 경력이 화려하지 않다. 스위스 대표팀과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감독을 지냈지만 성인 대표팀 감독으로 메이저 대회에 진출한 경험은 없다.
두 감독의 경력은 엇갈리지만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유사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두 감독은 모두 특정 선수에 의지하는 플레이보다는 팀을 우선하는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히딩크는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토털 사커가 전매특허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전 선수가 그라운드를 누비며 전원 공격, 전원 수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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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역시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점유율 축구를 선호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진 간격을 4.83m로 맞추도록 주문하는 등 조직력을 매우 중요시한다.
선수의 이름값보다는 실력을 보고 기용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박지성을 발굴해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냈고 김병지에 그늘에 가렸던 이운재를 주전으로 기용해 대표 수문장으로 성장시켰다. 슈틸리케 역시 '군데렐라' 이정협의 발탁과 새로운 거미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진현의 주전 기용으로 탁월한 용병술을 선보이고 있다.
두 감독은 촌철살인의 한 마디로 선수들을 조율하는데도 탁월하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라며 선수들에게 기운을 불어 넣었다. 16강 진출 후에는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쿠웨이트와의 경기 후 실망스런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우리는 더 이상 우승 후보가 아니다"라며 독설을 내뱉었다. 하지만 이후 자극을 받은 선수들은 호주와 우즈벡, 이라크를 연파하고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16승11무11패(승률 42.1%)의 성적을 기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현재까지 10경기에서 8승2패(승률 80%)를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