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조현아 영장심사 끝, 허리 숙인채 '눈물 글썽'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14.12.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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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증거인멸 혐의' 여모 상무 "조현아 지시 받은 적 없다"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고개를 숙인 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고개를 숙인 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쳤다.

서울서부지법은 항공기항로변경죄,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강요죄,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던 중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승무원 등을 폭행한 뒤 항공기 회항하고 담당 사무장을 내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1시간 15여분간의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오전 11시43쯤 법원을 나온 조 전 부사장은 검찰 관계자와 함께 검찰 청사로 이동했다. 조 전 부사장은 고개를 숙인 채 증거인멸 지시 여부 등 취재진에 질문에 일절 답변 없이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은 검찰 관계자와 취재진 등 엉키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이 때 머리가 헝클어진 채 콧등 위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검찰 청사 앞에 잠시 멈춰선 조 전 부사장은 "마지막으로 국민께 드릴 말씀 없냐"는 질문에도 3분여간 침묵으로 일관했고 낮 12시2분쯤 허리를 숙이고 검찰 관계자에 의지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조 전 부사장은 앞서 이날 오전 10시쯤 검은색 세단형 승용차를 타고 서부지검에 도착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서창희 변호사에 의지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전 10시10분쯤 검찰 청사에서 나와 법원 청사로 이동하면서도 "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창진 사무관에 사과했나", "심경 어떠나", "국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 숙인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조 전 부사장을 호송하던 검찰 관계자 사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법원은 증거인멸죄와 강요죄,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객실업무담당 여모 상무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도 마쳤다. 여 상무는 대한항공 직원들에 최초 상황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국토부와 검찰 조사에 동행해 거짓진술을 하도록 회유하거나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 상무는 법원에 나온 뒤 취재진과 만나 관련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여 상무는 "대한항공 직원들을 협박하거나 금전거래한 적 없다"며 국토부 조사시 동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설명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 상무는 국토부 보고서 내용을 수시로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 조사관에 대해 "저하고는 30년 사이"라면서도 "보고서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의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해 "조 전 부사장 뿐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지시 받은 사실이 없다"며 "6000명 직원을 담당하고 있기 임원이기 때문에 한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여 상무는 조 전 부사장 출두보다 이른 이날 오전 9시55분쯤 검찰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 상무는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면서도 "파렴치한 행동한 적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도 돈을 주거나 협박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항공 측은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직원 3명을 파견해 조 전 부사장의 출두를 지켜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취재 협조 차 현장에 나왔다"면서도 "영장 발부가 안된다는 의견도 있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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