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가 10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예술회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지난 4일부터 서울시향의 막말·성희롱 사건에 대해 피해자와 참고인 등을 조사한 결과 박 대표가 직원들에게 막말과 언어적 성희롱을 한 사실이 모두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조사과정에서도 피해 직원들과 박 대표의 주장이 엇갈려 참고인 등의 진술이 사실 여부를 결정하는데 주요 역할을 했다. 시민인권보호관은 참고인들의 진술이 피해 직원들과 대다수 일치하며, 피해자들이 허위 주장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 막말·성희롱을 사실인 것으로 판단했다.
박 대표는 이를 모두 부인했지만 참고인의 주장은 달랐다. 참고인 A씨는 지난해 대표실에서 박 대표가 "B 같은 애들이 술집 마담하면 술집은 대박날거야"라고 말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 참고인 C씨는 "미니스커트 입고 음반팔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시는 다만 박 대표가 넥타이를 잡아 당겨 성희롱했다는 피해 직원의 주장은 피해자의 몸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아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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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박 대표가 직원들에게 막말한 부분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직원들 주장에 따르면 박 대표는 평소 직원들에게 "니네 저능아냐?", "XX 새끼가, 과장이나 돼서 이런 것도 못하나!"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손이 발생하면 월급에서 까겠다", "월급으로 못 갚으면 장기라도 팔아야지" 등의 말도 수차례 했다고 직원들은 진술했다.
직원들은 지난해 5월 서울시향의 전임 대표가 사망했을 당시 박 대표가 "일을 이따위로 하니까 죽었지?", "전 대표가 왜 죽었는지 알겠다"라 말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의회에 박 대표와 관련된 투서가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직원들에게 "내가 몇 백 명 중에서도 투서한 자를 찾아냈다"며 직원들을 괴롭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번 질책하면 수십분에서 길게는 4~5시간씩 긴 시간을 고성과 폭언을 지속한 것으로 시는 조사결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직원 다수가 서울시향을 그만뒀으며, 일부 직원은 정신과 진료를 받거나 두드러기가 생기기도 했다.
시는 박 대표가 극단적인 표현을 쓰며 고성을 지른 것에 대해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투서한 사람을 불이익 주는 행위는 리더십이 아닌 고의적인 괴롭힘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에 시 시민인권보호관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박 대표를 징계하고 피해 당사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향후 박 대표에 대한 거취는 서울시 감사과 조사를 거쳐 서울시향 이사회에서 논의 후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