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연비냐 승차감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푸조2008

머니투데이 김미한 기자 2014.12.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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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2008. /사진=한불모터스 제공푸조 2008. /사진=한불모터스 제공


'느낌적인 느낌'. 요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뭔가 알 듯 하지만 딱히 구체적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을 약간의 허세를 섞어 이렇게 표현한다. 푸조 2008을 탄 뒤 느낀게 딱 그렇다. '푸조다운 느낌적인 느낌'.

 효율을 따지는 사람이라면 두루 만족하겠지만, 요즘 널리 퍼진 '독일차 같은 쫀쫀한(딱딱한) 주행감'이 중요하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차다.



 최근 급증한 '콤팩트 사이즈' 자동차들은 모두 단단한 하체와 널찍한 트렁크를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점차 해치백과도 차별점이 줄어들고 있다. 2008이 그랬다. 실내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아늑하다. 분명히 차종은 소형 SUV(스포트유틸리티자동차)에 들어가건만, 운전석이 높아 불안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항공기의 운전석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푸조의 '콕-핏' 실내 디자인 역시 괜찮았다. 직관적으로 쓸 수 있는 버튼이 나란히 있고, 블루투스 연결도 쉬웠다. 보통 스티어링휠보다 작은 푸조의 스티어링휠은 손에 쉽게 잡힌다. 운전이 쉽고 편하다고 생각하게 한다.



 게다가 표시 연비 리터당 18.5km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가고 서고 가기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 중에도 마찬가지다.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은 연비 높이기에 한 몫을 한다. 시동이 꺼졌다가도 0.4초면 바로 켜지기 때문에 언덕 위 신호대기 상황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그런데 이 차에 대단한 승차감을 기대해선 안 된다. 푸조의 1.6 e-HDi 디젤 엔진에 6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가 장착했는데, 최대 출력 92마력, 최대 토크 23.5kg.m의 힘을 발휘한다. 변속 때마다 출렁 거리고, 반동이 허리와 등으로 올라온다. 첫 번째 가속에서 멈칫했다가 1.5초쯤 지나서야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인터넷에서는 푸조의 주행감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핵심은 단순하다. 수동 운전의 맛을 아는 사람은 변속의 속도와 반동을 미리 예상할 수 있다. 자동변속기의 매끈한 주행만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때로 놀라게 될 것이다.


 효율이 좋은 엔진의 특성일까. 고속에서 다소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차의 알려진 최고속력은 시속 196km 수준이다. 하지만 시속 120km를 넘으면 차가'멈칫'한다.

 2008은 세 개 트림으로 출시됐다. 기본형 모델인 악티브가 2650만원(부가가치세 보함)이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주는 개방감을 원한다면 상위트림을 선택하는 게 낫다. 푸조 측에 따르면 실제 구매 고객의 대부분은 3150만원의 최상위 트림, 펠린을 선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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