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에볼라 대책 중구난방…발병국 입국차단 주장도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4.10.2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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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 최대도시인 뉴욕시에서 첫 에볼라 감염자가 발생한 가운데 미국의 에볼라 대책이 제각각 시행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정부 소식통 등을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백악관은 뉴욕과 뉴저지 주에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와 접촉한 모든 의료진을 격리하도록 한 명령을 철회하라는 압력을 넣었다.



뉴욕 거주 의사인 크레이그 스펜서(33)가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자 전날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보다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내린 이 같은 조치가 과잉 대응이라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들의 결정이 '제대로 조율되지 않고 매우 성급하며 비과학적이고 즉흥적인 대응'이라고 보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NIH)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도 이날 여러 방송에 출연해 이번 조처가 에볼라 확산 방지보다 자원봉사 의료진을 위축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발병지인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확산하지 않게 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자원봉사 의료진이 필요하다"면서 "(과잉 격리 조치 등으로) 의료진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폭스뉴스 프로그램 '선데이'에 출연해 결정을 정당화했다.


그는 "우리가 취한 행동은 옳은 것이며 재고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이번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뉴저지 및 일리노이에 이어 플로리다 주도 이날 주민을 안심시킨다는 취지로 비슷한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볼라 공포가 과민반응이 아니며 에볼라 발병 진앙지인 서아프리카 출신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것이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WSJ는 미국인들에게 에볼라 히스테리를 부리지 말자고 주장하는 '또 다른 히스테리'를 부리는 미 매체들의 태도야말로 문제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에볼라 전문가였던 스펜서 의사마저 에볼라에 감염됐음을 상기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5일 현재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말리와 스페인·미국 등에서 1만141명 에볼라 감염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4922명이라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라이베리아가 감염 4665명, 사망 2705명으로 가장 심각했다. 나이지리아에선 감염 20명과 사망 8명이 나왔지만 추가 발병이 없어 세네갈과 함께 감염 종료를 선언했다.

CDC는 내년 1월까지 에볼라 발병국에 감염자가 최대 14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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