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산·물·불 안가린다"…메이드인 '플랜트 코리아'

머니투데이 찔라짭(인도네시아)=김지산 기자 2014.10.2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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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에 '한국건설의 魂' 심는다 2014" - <1>동남아시아(상)]③개발 붐 일며 발주 전망 밝아


▷GS건설 - 인니 RFCC공사
- 경질석유 뽑는 고도화 설비
- 높은수익성 창출 '지상유전'

▷삼성물산 - 싱가포르 LNG터미널
- 착공 50개월 만에 공사 완료
- LNG탱크 등 시공3단계 수주

▷대림산업 - 필리핀 RMP-2
- 정유공장 신·증설 프로젝트
- 협력업체 23개 초대형 공사



▷현대건설 - 베트남 몽즈엉 석탄화력발전소
- 단일 최대 규모 14.6억불 수주
- 최초 순환유동층보일러 도입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2010년까지 아시아 전체 플랜트 시공 수주액(843억7805만달러)의 42.9%를 차지한 정유·석유화학플랜트 수주비중이 올들어 29.8%(18억1644만달러)로 낮아졌다. 대신 만년 2인자 격이던 발전플랜트 비중은 63.4%(38억6129만달러)로 급격히 높아졌다.



아시아 건설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의 플랜트 수주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2010년까지 누계수주액이 3억146만달러에 불과하던 환경플랜트분야가 2012년 한해에만 1억달러에 육박한 게 대표적 사례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정유·석유화학플랜트를 중심으로 발전플랜트와 산업플랜트가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환경플랜트가 잠재력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를 중심으로 개발이 한창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플랜트 수요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인니·베트남·말레이시아…플랜트 발주 줄줄이
산유국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근 취임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국가예산의 20%에 달하는 에너지보조금 삭감정책을 추진하면서 화공플랜트 건설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보조금 삭감은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이는 석유제품 수입비중을 낮추고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플랜트 투자 확대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아낀 예산은 인프라 건설에 활용될 것으로 보여 여러모로 한국 건설기업에 희소식이다.

GS건설 인도네시아 찔라짭 중질유분해서실 건설 현장. /사진제공=GS건설GS건설 인도네시아 찔라짭 중질유분해서실 건설 현장. /사진제공=GS건설
최미동 해외건설협회 지역1실 인도네시아담당은 "인도네시아는 전례없는 도시화와 산업화를 겪으면서 매년 6~7%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는 매년 7.4~8.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베트남의 경우 2020년까지 농어촌과 오지에 전기 공급을 100% 완료한다는 목표 아래 이때까지 수자원 활용이 가능한 모든 곳에 수력발전소를 개발할 계획이다. 환경플랜트가 부족한 말레이시아는 2050년까지 520억달러 이상 용수와 폐수처리설비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된다.

◇초대형 시공 역사 다시 쓰는 한국건설기업들
한국기업들은 동남아 곳곳에서 플랜트 강국으로서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500㎞ 떨어진 찔라짭정유공단. GS건설의 RFCC(중질유분해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RFCC는 벙커C유 등 중질유 제품에서 값비싼 휘발유, 등유, 경우 등 경질석유 제품을 뽑아내는 고도화 설비다. 높은 수익성을 창출해 '지상유전'으로 불린다.

찔라짭 현장에서 근무 중인 GS건설 김현수 공무부장은 "중동의 산유국들이 자체 정제설비 투자를 확대하듯이 인도네시아도 시설 확충이 한창 진행 중"이라며 "정유·석유화학플랜트 발주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싱가포르 LNG터미널 현장. /사진제공=삼성물산삼성물산 싱가포르 LNG터미널 현장. /사진제공=삼성물산
싱가포르 최초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 공사를 독점 수주한 삼성물산은 2010년 2월 공사를 시작한 지 50개월 만에 3개 LNG저장탱크와 부대시설 등 터미널 공사를 완료했다.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남서부 주롱섬 매립지에 연간 450만톤 규모의 LNG터미널과 18만㎡짜리 LNG탱크 3기를 짓는 공사다. 삼성물산은 1·2단계로 진행된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지난 8월 26만㎡ 용량의 LNG탱크와 기화송출설비를 시공하는 3단계 공사까지 따냈다.

대림산업 필리핀 페트론 RMP-2 프로젝트 현장. /사진제공=대림산업대림산업 필리핀 페트론 RMP-2 프로젝트 현장. /사진제공=대림산업
대림산업은 필리핀에서 국내기업의 동남아 수주액 중 최대인 2조원대 페트론 리파이너리 마스터플랜 2단계(RMP-2)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 남서쪽 150㎞ 부근 바탄주 내 정유공장을 현대식 설비로 신·증설하는 프로젝트다.

현장 협력업체만 23개에 달하는 초대형 공사다. 대림산업은 페트론 FCC 프로젝트와 페트론 BTX 프로젝트 등 정유플랜트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페트론으로부터 경쟁입찰 없이 RMP-2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현장. /사진제공=현대건설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현장. /사진제공=현대건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동쪽으로 250㎞ 떨어진 몽즈엉에선 현대건설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베트남전력청(EVN)으로부터 2011년 8월 14억6000만달러에 수주한 프로젝트다.

단일 발전소로는 베트남 최대 규모다.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지만 9월 말 현재 공정률 95%를 기록 중이다. 이 현장의 가장 큰 특징은 베트남 최초 순환유동층보일러가 도입된다는 점이다. 열량이 낮은 저질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면서도 열효율을 높이는 설비다. 베트남 북부에 열량이 낮은 유연탄이 풍부한 점에 착안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동남아 플랜트 건설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다"며 "다수 국가가 경제발전에 속도를 내면서 우리 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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