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뿌리내린 '건설한류'…"한국기업 참여해달라"

머니투데이 자카르타(인도네시아)·팍세(라오스)=김지산 기자 2014.10.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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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에 '한국건설의 魂' 심는다 2014" - <1>동남아시아(상)]①중동 이어 2번째 효자시장으로 자리매김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한국 건설업체들에 대한 신뢰는 상당합니다. 다수 발주처가 반드시 입찰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한국건설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세인트레지스호텔 공사현장에서 만난 강 위 쌍용건설 자카르타 지사장은 최근 10여년간 한국건설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1965년 현대건설 (34,500원 ▼300 -0.86%)이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총 연장 98㎞) 건설공사를 수주하며 시작된 한국 해외건설 역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신화를 만들고 있다.

◇동남아서 4년 연속 100억달러 수주 돌파 확실시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달 24일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우리 건설기업들은 89억6000만달러(9조4800억원)를 수주, 4년 연속 1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수주액은 전체 해외수주액(510억7000만달러)의 17.5%에 달한다.



동남아 최대 건설시장인 베트남에서 28억4300만달러를 수주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도 각각 16억달러 이상 수주하면서 효자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필리핀의 경우 지난해 전체 수주액(4억8000만달러)의 3배 이상 성과를 거뒀다. 미얀마에서는 1억6000만달러를 수주, 처음으로 1억달러를 달성한 국가명단에 올랐다.

동남아에 뿌리내린 '건설한류'…"한국기업 참여해달라"
굵직한 수주소식도 이어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5월 필리핀에서 5억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EPC(설계·구매·시공) 사업계약을 체결했다. 4월 현대엠코와 합병한 뒤 해외에서 따낸 첫 사업이다.

대림산업 (55,200원 ▼2,200 -3.83%)은 필리핀 파그빌라오 석탄화력발전소 증설공사(3억3200만달러)와 싱가포르 톰슨라인 지하철 건설공사(3억 싱가포르달러, 2450억원)를 한꺼번에 수주했다. 대우건설도 톰슨라인에서 3억5200만달러 공사를 따냈다.


동남아에서의 총 누적 수주액은 1183억7351만달러로 중동(3781억6976만달러)에 이어 지역별 실적 2위다.

누계 기준 싱가포르가 327억9075만달러로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인 가운데 △베트남(260억7421만달러) △말레이시아(154억9194만달러) △인도네시아(136억7525만달러) △태국(125억3437만달러) △필리핀(123억2128만달러) △라오스(18억687만달러) 등이 뒤를 잇는다.

◇'시장 확대일로'… 여전히 기회의 땅
동남아 시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특히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규모를 증대해 기업들의 높은 관심이 요구된다. 최대 시장인 싱가포르의 경우 국가개발부가 내년 3분기 50억달러를 투자해 서부 켄트리지공원 지하에 20㏊ 규모의 과학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의 발주가 예정돼 있다.

육상교통청은 48억6000만달러를 들여 창이공항 주변에 초대형 복합차고 확장공사를 계획 중이다. 내년 2분기에도 입찰공고가 뜬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잇는 156억달러 규모의 철도프로젝트도 곧 구체화될 전망이다. 202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동남아에 뿌리내린 '건설한류'…"한국기업 참여해달라"
올해 건설시장 규모가 109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베트남은 내년엔 122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2010년 73억달러에서 5년 만에 시장성장률이 거의 2배에 육박할 정도로 베트남 건설시장은 확대일로에 있다.

수도 하노이는 2030 광역도시계획 영향으로 재개발과 도시외곽 신도시 건설 등 개발사업이 활발히 추진된다. 국내 기업들의 수주 누계액이 2011년까지 157억7060만달러였던 베트남 시장은 최근에는 260억7421만달러에 이르는 등 놀라운 성장속도를 보인다.

동남아에서 3번째로 큰 시장인 말레이시아도 건설시장이 지난해 138억달러에서 올해 157억달러, 내년 173억달러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스리랑카나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은 BOT(수익형 민자사업)나 PPP(민자발전소) 등 민자인프라 확충이 한창이다.

미얀마의 경우 넘쳐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고자 7개 신규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고 인도네시아는 올해 말 플랜트와 항만 등 25억달러 규모의 7개 인프라사업 입찰에 나선다. 스리랑카와 라오스는 풍부한 수력자원을 이용한 발전인프라 투자가 기대된다.

김승원 해외건설협회 연구원은 "싱가포르와 베트남 같은 주력시장은 경제성장에 필요한 인프라 개발을 정책과제로 추진해 하반기에도 공사발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교통과 발전사업 위주로 입찰에 힘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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