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세인트레지스호텔 공사현장에서 만난 강 위 쌍용건설 자카르타 지사장은 최근 10여년간 한국건설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동남아서 4년 연속 100억달러 수주 돌파 확실시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달 24일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우리 건설기업들은 89억6000만달러(9조4800억원)를 수주, 4년 연속 1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수주액은 전체 해외수주액(510억7000만달러)의 17.5%에 달한다.
대림산업 (55,200원 ▼2,200 -3.83%)은 필리핀 파그빌라오 석탄화력발전소 증설공사(3억3200만달러)와 싱가포르 톰슨라인 지하철 건설공사(3억 싱가포르달러, 2450억원)를 한꺼번에 수주했다. 대우건설도 톰슨라인에서 3억5200만달러 공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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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서의 총 누적 수주액은 1183억7351만달러로 중동(3781억6976만달러)에 이어 지역별 실적 2위다.
누계 기준 싱가포르가 327억9075만달러로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인 가운데 △베트남(260억7421만달러) △말레이시아(154억9194만달러) △인도네시아(136억7525만달러) △태국(125억3437만달러) △필리핀(123억2128만달러) △라오스(18억687만달러) 등이 뒤를 잇는다.
◇'시장 확대일로'… 여전히 기회의 땅
동남아 시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특히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규모를 증대해 기업들의 높은 관심이 요구된다. 최대 시장인 싱가포르의 경우 국가개발부가 내년 3분기 50억달러를 투자해 서부 켄트리지공원 지하에 20㏊ 규모의 과학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의 발주가 예정돼 있다.
육상교통청은 48억6000만달러를 들여 창이공항 주변에 초대형 복합차고 확장공사를 계획 중이다. 내년 2분기에도 입찰공고가 뜬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잇는 156억달러 규모의 철도프로젝트도 곧 구체화될 전망이다. 202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수도 하노이는 2030 광역도시계획 영향으로 재개발과 도시외곽 신도시 건설 등 개발사업이 활발히 추진된다. 국내 기업들의 수주 누계액이 2011년까지 157억7060만달러였던 베트남 시장은 최근에는 260억7421만달러에 이르는 등 놀라운 성장속도를 보인다.
동남아에서 3번째로 큰 시장인 말레이시아도 건설시장이 지난해 138억달러에서 올해 157억달러, 내년 173억달러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스리랑카나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은 BOT(수익형 민자사업)나 PPP(민자발전소) 등 민자인프라 확충이 한창이다.
미얀마의 경우 넘쳐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고자 7개 신규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고 인도네시아는 올해 말 플랜트와 항만 등 25억달러 규모의 7개 인프라사업 입찰에 나선다. 스리랑카와 라오스는 풍부한 수력자원을 이용한 발전인프라 투자가 기대된다.
김승원 해외건설협회 연구원은 "싱가포르와 베트남 같은 주력시장은 경제성장에 필요한 인프라 개발을 정책과제로 추진해 하반기에도 공사발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교통과 발전사업 위주로 입찰에 힘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