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동부특수강 인수…국내 최초로 특수강 상·하공정 모두 갖춰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4.10.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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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산업은행으로부터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특수강 점유율 변화 불가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특수강공장 건설현장./사진=현대제철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특수강공장 건설현장./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32,350원 ▼250 -0.77%)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한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은 철강재에서 부품까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주요 품목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원스톱 생산체제'를 완성했다.

현대제철은 24일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산업은행 등 매각주관사는 현대제철에 동부특수강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메일 통보했다.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격적인 인수절차에 들어간다"며 "향후 특수강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23일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본입찰 결과 현대제철은 세아홀딩스보다 높은 가격인 2500억~3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이 산은 프라이빗에쿼티(PE)에 동부특수강 지분 100%를 넘길 때 1100억원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치가 2배 이상 올라갔다. 동일산업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본입찰을 포기했다.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부품 원스톱 생산체제도 완성된다. 동부특수강 인수로 특수강 2차 하(下)공정 생산라인과 인력, 노하우를 그대로 흡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동부특수강은 자동차, 가전제품 등의 부품으로 쓰이는 냉간압조용강선·마봉강·스테인리스봉강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내 특수강 생산라인을 짓고 있으나 이는 1차 상(上)공정에 국한된다. 이 공장은 24만7500㎡(7만5000평) 부지에 8400억원을 투자해 내년 11월부터 연간 100만톤(봉강 60만톤, 선재 40만톤)의 특수강을 생산한다. 본격적인 양산은 2016년초부터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로 2016년 준공 예정인 특수강 공장의 품질을 조기에 안정화시키면서 고품질 소개를 고객사(부품사)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소수 업체가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던 특수강 시장이 수요자인 부품업체 중심 시장 구조로 전환되고 특수강 및 완성차업계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로 특수강 시장은 격변하게 됐다. 우선 하공정 시장 점유율 변화가 불가피하다. 현재 세아특수강의 시장점유율은 41%, 동부특수강과 대호피앤씨가 각각 2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 6~7개 업체가 1~5%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로 나머지 업체들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부특수강이 현대제철로부터 특수강 선재를 공급받으면 포스코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포스코가 연간 34만∼35만톤의 선재를 동부특수강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이번 동부특수강 인수로 설비고도화, 공정효율화, 물류최적화를 이뤄내고 이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특히 '소재-부품-완성차'로 연결되는 일원화된 연구·개발(R&D) 체계를 구축해 자동차 맞춤형 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그동안 수요산업 성장에 비해 특수강 경쟁력 확보가 미흡했다"며 "이번 인수로 특수강 상하공정을 모두 갖춘 업체로 거듭나는 만큼 완성차 부품업체들과 EVI(Early Vender Involvement) 활동을 강화해 국내 소재산업 고도화와 글로벌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아홀딩스는 동부특수강 매각 관련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세아홀딩스는 "예비 실사 검토를 통해 동부특수강의 가치와 발전 가능성, 산업 보존효과 등을 고려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금액을 본입찰에 제출했다"며 "기업 재무건전성과 주주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무리한 금액을 제출하는 것은 처음부터 배제해 후회가 없다"고 밝혔다. 세아홀딩스는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추진중이다.

현대제철은 11월말까지 산은과 동부특수강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12월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완료할 예정이다. 산은은 동부특수강 매각을 내년 1월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동부제철은 산업은행 프라이빗에쿼티(PE)에 동부특수강을 1100억원에 매각할 때 차익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언-아웃(earn-out)'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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