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급락 요인 진정중, 실적시즌만 견디자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4.10.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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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

최근 한 달간 증시를 끌어내린 대외 불확실성이 진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증시는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단기급락을 초래할 요인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3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이 잇따라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다소 악화시키고 있지만 부정적 요인들만 부각되는 시기는 곧 끝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23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1944.45까지 올랐다가 장중 1920선 초반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외국인이 시간이 갈수록 순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지수가 빠졌다가 기관이 뒤늦게나마 방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는 낙폭을 상당폭 줄였고 전일 대비 약보합권인 1931.65로 마감했다.



전월 대비 낙폭이 가장 컸던 17일 이후 우리 증시에서 확인되는 모습은 코스피가 1900대 초반에서 강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코스피는 이번 주중 1910선까지 되밀리기도 했지만 다시 강한 반등을 보이며 1930선을 지켜냈다. 바닥수준도 1900에서 1910선으로, 또 다시 1930선으로 조금씩 높아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하순 2035.64에서 이달 17일 1900.66까지 지수를 끌어내린 외국인도 이날 다시 1669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예전처럼 2000억~3000억원씩 매물을 내놓지는 않는다.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2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추가로 큰 악재가 생기지 않는 한 단기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긴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지수를 확 끌어올릴 만한 요인은 없지만 그나마 급락요인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아직은 시장이 매우 조심스레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수가 바닥을 형성하고는 있지만 시장 안팎에 V자형 반등을 가능케 할 동력이 없기 때문에 코스피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됐지만 현재는 지뢰밭을 통과하는 국면같이 보인다. 현재 수준이 바닥지점이라는 데 대한 신뢰가 없다는 얘기다.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지만 주요 대형주들이 낮아진 눈높이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며 투자심리를 재차 악화시키고 있다.

이번 주 초 LG화학 (404,500원 ▲2,000 +0.50%)의 어닝쇼크로 촉발된 경기민감주 전반에 대한 우려는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실제 LG화학은 실적발표 다음 날 하한가 수준으로 떨어진 후 이날도 5% 이상 주가가 추가로 빠졌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인 시장 분위기였다면 LG화학과 같은 대형주가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고 하한가 수준으로 주가가 빠졌다면 악재 선반영 등 이유로 이내 주가가 반등하곤 했다"며 "LG화학 주가가 지속적으로 빠지는 것은 현재 우리 증시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송동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실적발표 이후 대형 민감주에 대해서는 우선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급락이후 반복되는 급반등 국면에서는 민감주 중에서도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빠졌던 종목들이 강한 상승탄력을 보이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6일에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자산건전성 심사) 결과가 발표되고 29~30일이면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양적완화 이후 미국의 스탠스에 대한 내용들도 확인될 전망이다. 외국인의 엑소더스(대량유출)를 초래한 대외 불확실성은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증권업계에서는 실적시즌이 시장을 부양하기는 커녕 지뢰밭으로 여겨지는 현 분위기에서는 3분기 실적시즌이 끝난 후에야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경수 팀장은 "대내외 변수들이 우리 증시에 비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달까지는 급락 후 반등이 반복되는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3분기 실적시즌이 끝나는 11월에 접어들면 4분기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완만하게나마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도 "대외변수에 따른 불확실성 등 이유로 외국인이 매물을 거세게 쏟아냈지만 이제 그 물량도 상당 부분 줄었다"며 "달러강세, 유가급락 등이 진정되고 있기 때문에 수급면에서 우리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돌아설 만한 변곡점이 임박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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