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실수령액’ 수면 위로…개혁 근거 되나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4.10.1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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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 이상 수급자 7만5000명 급증, 만기납부자 평균 295만원 받아…전문가 “제도 신뢰도 중요”

지난 9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공무원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뉴스1지난 9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공무원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뉴스1


퇴직공무원들이 받는 공무원연금 실제 수령액 수준이 하나 둘씩 공개되며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과거 마련한 연금 기준에 따른 것으로 개혁 논의의 객관적 자료가 될 전망이지만, 전문가들은 논의에 있어 사회적 합의와 신뢰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무원연금 실수령액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8일 한국납세자연맹이 공무원연금공단 자료를 공개하면서부터다. 한국납세자연맹은 공무원노조 교육 동영상을 인용해 퇴직공무원 31만9510명 중 21.14%인 6만7542명이 매달 300만원 이상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들 중 0.57%인 1832명은 400만원 이상, 11명은 500만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600만원 이상인 공무원도 10명 가량 됐다.

이와 함께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재직기간 별 공무원연금 수령액 현황을 공개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수령자 가운데 재직기간이 33년 이상인 퇴직공무원은 지난해 8월 기준 17만943명으로 이들의 평균 연금 수령액은 29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을 수령하는 수급자의 변화 추이도 공개됐다. 조 의원은 12일 안전행정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인용해 공무원연금을 300만원 이상 수령하는 퇴직공무원이 지난 2012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1만8831명이 늘었다고 전했다.

공무원연금 월수령금액별 수급인원(자료: 조원진 의원실)공무원연금 월수령금액별 수급인원(자료: 조원진 의원실)
조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 공무원연금 300만원 이상을 받는 공무원은 5만6205명이었으나 불과 22개월 만인 올해 8월 말 7만5036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200만원 미만 수급자는 동기간 13만2696명에서 12만8371명으로 4325명이 줄었다.


400만원 이상 고액 공무원연금수급자도 동기간 859명에서 2326명으로 약 2.7배 가까이 증가했다. 조 의원은 “과거 설계된 공무원연금의 수급 구조 현상이 급격히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연금의 재정 악화 원인이 과거 설계된 지급 기준이 ‘고령화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가 제일 빨리 고령화 되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연금을 위해 기본적 추구 방향과 원칙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재정 악화에 따라 개혁을 남발할 경우 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한 제도를 100년 이상 관리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국가가 약속한 만큼 준다는 확신이 깨지면 제도 불신의 시작이 되서 그로 인한 부작용이 장기적으로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금은 불확실성을 흡수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립금 등 수익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안된다”며 “내가 내고 받아가는 게 아니라 세대가 함께 해결해가야 하는 개념이 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장기간에 걸친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자 인력을 생산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해결책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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