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건설, 법정관리 신청…아파트 계약자는?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2014.10.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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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로봇랜드 공사 중단… 아파트 도급공사 중단 여부는 두고봐야

울트라건설, 법정관리 신청…아파트 계약자는?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43위 중견건설업체인 울트라건설이 199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 회사가 시공을 맡은 아파트 사업장의 계약자와 협력업체 등 추가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울트라건설이 공사하고 있는 아파트 현장은 인천 구월아시아드선수촌 1공구(A-1·2블록)와 서창2지구 6블록, 경기 별내신도시와 광교신도시 31블록 '경기대역 울트라 참누리' 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울트라건설 시공 현장은 공공아파트 도급공사가 많고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분양보증도 받아 공사가 무산되는 최악의 경우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발주처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 다른 업체에 시공 승계를 권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 구월지구는 인천도시공사, 서창2지구와 별내신도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각각 발주했다. 광교 경기대역 울트라 참누리는 분양 보증에 가입돼 만약 울트라건설의 공사 진행이 어려워지더라도 대체 시공사를 결정하거나 계약자들은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수주한 성남시 의료원 건립공사, 성남~여주 복선전철 이천 외 1개역사 신축공사, 김포도시철도 4공구 노반건설공사 등도 당장 계약 취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공사의 발주처인 경기도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에 따라 계약 이행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 사업장의 경우 법정관리와 함께 공사가 중단된 곳도 있다. 마산로봇랜드 사업 시행자인 경남도와 창원시는 컨소시엄 내 최대 지분을 가진 울트라건설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 공사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울트라건설은 이 컨소시엄 지분의 53.7%를 갖고 있다. 울트라건설을 포함해 4개 건설업체로 이뤄진 이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일대 126만㎡를 대상으로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했다. 현재 공정률은 13% 수준이다.


이곳에는 로봇전시관, 체험시설, 테마파크,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남도는 최악의 경우 실시협약에 명시된 공동 이행방식을 근거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다른 건설업체들이 공사를 진행하도록 하되,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민간사업자 지정 취소, 실시협약 해지, 공사이행 보증금 178억원에 대한 도 재산 귀속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울트라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은 관급공사 및 해외실적 감소와 골프장 사업 부진으로 인한 경영악화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울트라건설은 1965년 설립돼 도로·철도·교량·터널공사 등 토목·건축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중견 건설업체다.

아파트 브랜드 '참누리'를 통해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 광교신도시 등에서 분양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4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는 43위다. 국내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00년말 미국 건설사에 인수합병되고 이듬해인 2001년 졸업한 이력이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출 6529억9600만원, 영업이익 177억5500만원에 58억36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매출 1785억9900만원으로 전년 절반에 크게 못 미쳤다. 영업이익은 9억4300만원에 그쳤고 26억7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울트라건설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관급 토목공사 및 해외사업 수주가 감소해서다.

울트라건설의 올 2분기 관급 토목공사 실적은 655억7900만원으로 전년 동기(823억300만원) 대비 160억원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해외 도급공사는 200억9600만원에서 18억300만원으로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유동성 문제와 매입채무 부담도 큰 상황이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울트라건설의 장단기차입금은 약 832억원이며 이 중 1년 내 만기가 예정된 단기차입금은 54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울트라건설이 하도급업체 등에 지급해야 하는 매입채무 잔액은 1083억원이다. 이 같은 상황에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협력업체의 줄도산 등이 우려되고 있다. 당장 이달 10일 110억원 규모의 어음결제를 앞두고 있다.

울트라건설의 법정관리와 함께 계열사인 골든이엔씨와 오션뷰, 유원티비엠건설 등 3곳도 함께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번 울트라건설 법정관리 신청으로 시공순위 100위 내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업체는 17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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