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캐나다 FTA, 車·가전 최대수혜 '수출↑·점유율↑'

머니투데이 오상헌 서명훈 김훈남 기자 2014.09.23 11:39
글자크기

산업계 '환영' 車업계 "美·日과 본격경쟁"...2차전지·에너지업계도 장기효과 기대

한국과 캐나다가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하면서 한국산 자동차와 가전 등의 수출 물량이 늘어나는 등 일부 제조업이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캐나다 FTA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자동차는 한국의 캐나다 수출금액에서 42.8%의 비중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품목이다.



이번 FTA 체결로 캐나다가 한국산 승용차에 적용하는 관세(6.1%)가 24개월 안에 철폐된다. 내년 FTA 발효를 가정하면 2017년부터는 캐나다에 무관세로 수출되는 셈이다. 자동차 부품과 타이어도 3~5년 내 관세가 철폐돼 동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 해 한국산 자동차의 캐나다 시장 판매량은 21만 여대로 점유율은 12.1% 수준이다.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 '빅3' 자동차 회사를 내세운 미국(44.5%)과 토요타, 혼다 등이 진출한 일본(33.6%)에 비해 낮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는 "FTA에 따른 관세 인하폭 이상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특히 반기는 곳은 캐나다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판매량에선 미국이나 일본 자동차업체에 밀리지만 캐나다 승용차 시장에선 점유율 1위 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FTA가 발효되면 승용차 시장의 수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그러나 한-캐나다 FTA에 따른 자동차 분야의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캐나다 차 시장의 절반 이상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나 픽업트럭 중심이고 승용차는 4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다. 작년 말 기준 캐나다 수출물량의 44%(9만3015대)는 이미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북미 지역 현지 생산물량이다. 새로 관세가 철폐되는 수출물량은 전체의 56%(11만6534대) 수준에 그친다는 뜻이다.

전자업계는 한-캐나다 FTA 체결로 교역 인프라 등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적인 관세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 수출제품의 상당수가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멕시코 현지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서다.


현재 한국에서 수출되는 전자제품의 캐나다 관세율은 냉장고와 청소기가 8%, TV는 5%다. 세탁기는 용량에 따라 0~8%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에어컨과 휴대폰은 관세가 붙지 않는다. 이번 FTA 체결로 냉장고에 부과되는 관세는 3년 후에 없어지고 청소기와 TV, 세탁기에 부과되는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FTA 체결로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제품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높아지고 친밀감이 높아지게 돼 전자제품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2차전지도 이번 FTA로 수혜가 예상된다. 2차 전지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후 구체적인 연구과제 등이 확정되면 민간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며 "캐나다는 2차전지 소재 등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셰일가스와 오일샌드 등 에너지기술 개발 분야에서도 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셰일가스 개발 분야에선 초기 단계에 있지만 향후 생산되는 셰일가스를 들여온다고 가정할 경우 FTA가 캐나다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는 데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캐나다 정상은 이번 FTA를 통해 '항공자유화'에도 정식 서명했다. 항공업계는 "캐나다 항공자유화는 이미 2009년 6월 발효된 상태여서 FTA 서명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당장의 수혜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