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유도 세균 변신, 항생제 내성 높인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4.09.23 12:00
글자크기
세균이 여러 항생제에 쉽게 적응하며 살아남는 비결이 짧은 DNA 스위치가 유도하는 세균의 변신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행생제 내성에 대한 새로운 매커니즘 규명으로 새로운 항생제 개발 연구에 기여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고려대 의대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가 유전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제네틱스 18일자에 게재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현재 쓰이는 항생제의 절반에 해당하는 베타락탐계 항생제는 세계적으로 감연치료제로 쓰이고 있으나 많은 병균이 이 항생제를 분해하는 분해요소 베타락탐아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세균이 새로운 항생제에 적응하는 내성은 대부분 항생제 분해효소를 이루는 단백질의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의 돌연변이 때문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진은 베타락탐아제를 만드는 유전자내 나타나는 반복서열이 효소의 구조를 변형시켜 다른 항생제를 분해할 수 있게 된다는 새로운 항생제 내성 획득방식을 알아냈다.

4개 이상의 염기로 된 작은 단위체인 SCS(DNA 복제를 일으키는 기능성 염기서열)가 유전자상에 반복서열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효소의 구조적 변형을 유발하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반복서열은 이전 항생제에 다시 노출되면 DNA 스위치로 작동하며 소실돼 원래의 서열로 쉽게 돌아가는 적응력이 높은 돌연변이로 밝혔다. 변형된 베타락탐아제는 새로운 항생제 분해능력을 얻지만 이전 항생제에 대한 분해능력은 잃기 때문에 이전 항생제에 노출되면 원래 형태로 돌아가는 것이 세균의 생존력을 높인다.

김 교수는 "DNA 스위치 메커니즘이 세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유전체에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인간의 많은 유전병의 원인이 되므로 향후 중요한 연구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