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장사익이 오는 10월 30,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데뷔 20주년 전국 투어길에 오른다. /사진제공=행복을뿌리는판
자필로 쓴 소회는 안타까움과 고마움이 한데 섞여있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소리꾼 장사익(65)이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찔레꽃’이라는 제목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장사익은 1994년 11월 홍대앞 소극장 ‘예’에서 45세 나이로 첫 무대에 올랐다. 이전엔 오랫동안 직장생활과 카센터 생활을 거쳤다. 그러다 피아니스트 임동창의 권유로 홍대앞에서 정식 데뷔했다. 장사익은 “그때 노래하지 않았다면 나는 노숙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됐을지 모르겠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의 노래들은 박자 파괴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입힌다는 점에서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계절의 경계선이 정확히 일치하진 않지만, 반드시 계절의 변화가 오는 이치와 같다. 장사익은 특유의 사투리로 “서양음악이란 건 정해져 있잖여. 난 안 그래유. 그냥 내가 부르고 싶은대로 불러부러유”라고 간단명료하게 정의한다.
“그것이 ‘호흡 음악’이쥬. 내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호흡하는 거예유. 나는 나대루 가고 연주자도 알아서 가는 거쥬. 그러다 내 호흡이 끊어지면 그 때 연주자가 들어와서 만나고 만나면 또 헤어지구. 그런 거유. 처음엔 사람들이 엉성한 박자에 ‘어어…’하지만 나중엔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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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들으면 장르는 ‘프리 재즈’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소리를 통해 관객이 느끼는 정서는 ‘국악’쪽이다. 국악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지만, 태평소나 대금, 피리 등 국악 관련 악기는 10년간 다룰 만큼 한국 전통 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다.
삶의 경험에서 ‘한’(恨)을 읽고, 자습에서 음악의 근원을 파헤치는 그만의 연출은 다른 뮤지션에게선 볼 수 없는 독창적 무기가 됐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7집을 내고 매진 공연을 펼치는 그는 “지나온 날들, 지금, 그리고 내일을 생각하며 즐겁고 행복한 노래를 부르겠다”고 다짐했다. 02-39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