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칼라일이 포기한 회사, 국내 기업이 살려냈다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2014.09.1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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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 기업 머큐리, 해외PEF에 인수됐으나 법정관리행…새주인 맞이해 흑자전환 성공

[단독] 칼라일이 포기한 회사, 국내 기업이 살려냈다


한때 삼성전자·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옛 대우 계열의 통신장비 기업이 산전수전 공중전을 거친 후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 칼라일·CVC 등 유수의 PEF(사모펀드) 운용사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손을 뗐으나 국내 중견기업인 아이즈비전 (2,320원 ▲20 +0.87%)이 인수 7년만에 정상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즈비전 자회사인 머큐리는 기업공개(IPO) 방침을 정하고 최근 3~4개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조만간 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내에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머큐리의 모태는 옛 대우그룹 계열사인 대우통신이다. 씨티그룹의 CVC아시아퍼시픽, 칼라일 계열의 칼라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 푸르덴셜그룹의 PPM벤처스 등이 2000년에 워크아웃 상태이던 대우통신의 광케이블사업부, 네트워크 사업부, 교환기사업부 등을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에 인수된 뒤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한화정보통신 등과 겨룰 정도로 승승장구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통신장비 시장의 불황으로 인해 자본금이 전액 잠식 당했다. 결국 경영진은 2004년에 금융권에서 차입한 신디게이트론 2070억원 가운데 1140억원의 원리금 상환이 코 앞에 닥치자 법정관리를 선택했다. 이 사건은 해외 PEF가 국내 인수금융 시장에서 경험한 첫 투자실패 사례로 기록됐다.



[단독] 칼라일이 포기한 회사, 국내 기업이 살려냈다
2년 후 매물로 출회된 머큐리는 2007년 코스닥 상장사 아이즈비전에 인수됐다. 인수대금은 241억원의 지분 참여와 160억원의 회사채 인수로 총 401억원이었다. 머큐리는 이후 주력 사업에 집중해 2012년에 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엔 1047억원의 매출액과 27억원의 영업이익, 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여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무선공유기 시장을 고가 제품으로 공략해 이익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분 100%를 보유한 아이즈비전은 머큐리의 상장을 통해 지분법 평가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이즈비전은 SK텔레콤과 MVNO(가상이동통신망 사업) 서비스 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우체국과도 알뜰폰 수탁판매 계약을 체결해 실적이 성장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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