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터널·우면산터널에선 '하이패스' 왜 안될까?

머니투데이 세종=김지산 기자 2014.09.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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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1호터널 진입구/사진제공=두산백과사전남산1호터널 진입구/사진제공=두산백과사전


서울 남산1·3호터널과 우면산터널 등에서 하이패스를 사용할 수 없어 운전자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고속도로를 하이패스로 통과한 뒤 서울시내로 들어서려면 현금을 꺼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해서다.

8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하이패스를 도입하지 않은 수도권 유료도로는 남산 1·3호 터널과 우면산 터널을 비롯해 인천 문학터널·원적산터널·만월산터널 등이다.



이중에서도 출·퇴근길 수도권 직장인 수요가 집중되는 남산1·3호선터널은 하이패스 부재로 고질적 정체에 시달리지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하이패스를 거쳐 영업소를 통과하는 시간은 2초에 불과한 반면 미설치 영업소에선 15초가 소요된다. 하이패스에서 교통량 처리 능력은 최대 3.8배 증가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하이패스 1개 차로를 설치하는데 소프트웨어 구축비용까지 대략 20억원이 소요되고 도로공사와 카드가맹점 등에 내는 수수료 때문에 하이패스 설치를 꺼리는 지자체들이 있다"고 설말했다.

서울시는 남산 1·3호터널과 우면산터널을 빠져나오면 요금소까지 거리가 40~50m에 불과해 하이패스 구간으로 차량이 이동하는데 거리가 짧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차량이 일시에 특정 차선으로 몰리면 사고 위험이 높고 정체가 오히려 가중될 수 있다는 것. 터널 안에서 차선 이동을 할 수 없다는 것도 이유다.

남산터널의 경우 3명이 탑승할 경우 무료 통과가 가능한데 이를 확인하는 과정도 하이패스를 설치하기 어려운 배경이란 주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이패스를 설치하려면 산을 깎아 터널 출구와 요금소까지 거리를 늘리거나 요금소를 이동해야 하는데 요금소를 기점으로 내리막 도로여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하이패스 설치비용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운전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란 지적이다. 터널 진입 전 하이패스 차선을 미리 표시해주면 터널 진입과 통과 후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상·하행 1개 차로에 하이패스를 설치해도 나머지 차로에 몰리는 차량 대수가 현저히 감소, 정체가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이용자 편의를 높이고 하이패스 보급을 활성화 하려면 정부와 지자체, 도로공사가 적극 협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빈미영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중교통카드는 되지만 하이패스는 불가한 곳들은 상호 호환되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합의할 필요가 있다"며 "하이패스 할인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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