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차녀, 해군장교 지원 배경은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2014.08.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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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장교 최종합격… 과거 편의점 알바 등 이력

최태원 SK 회장의 차녀 민정(23세)씨가 해군 사관후보생에 최종 합격했다. 대기업 오너가에서 여성 장교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은 29일 최민정 씨가 해군 사관후보생 117기 모집과정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최종합격했다고 밝혔다.



최민정 씨는 지난 4월 117기 해군 사관후보생 모집에 지원해 지난달 면접과 신체검사를 마쳤다. 다음달 15일 해군사관학교에 입영해 11주간 기초 군사 훈련을 마치면, 오는 12월1일 정식으로 소위에 임관된다. 임관식은 12월1일이 월요일이라서 이보다 앞선 11월 28일 개최된다.

함정승선 장교를 지원한 민정 씨는 소위 임관 후 후반기 교육을 받게 된다. 보직이 부여되면 약 1~2주의 전문화 교육도 추가 이수해야 된다. 민정 씨가 희망하는 함선 승선은 내년 1~2월경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함선에 승선하는 것은 2주 이상 외부와 연락을 끊어야 하고, 높은 파도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여성은 보통 육상 근무를 지원하는데, 배를 타려고 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며 "장교는 통상 1년 단위로 보직 변경 신청을 할 수 있어 담당 업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정 씨의 군 입대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정 씨는 면접 당시 1915년 남극을 탐험한 어니스트 새클런의 도전정신과 좌초 위기를 극복해 동료들을 구한 리더십에 감동 받아서라고 했다. 다만 해군은 개인 신상과 관련된 내용은 일절 밝힐 수 없다고 함구하고 있다.

민정 씨의 도전정신은 그동안의 생활에서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그는 중국 베이징대 재학 중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한국 학생 대상 입시학원 강사나 레스토랑,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벌고 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했다.


지난해 귀국과 동시에 판다코리아닷컴을 창업했다. ‘한국 중소기업 수출 인큐베이팅 플랫폼’을 목표로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한국제품 전용 중국어 종합온라인 쇼핑몰이다. 민정씨는 장교 지원을 위해 그만 둘 때까지 이곳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민정 씨는 최근 해군 사관후보생 지원이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비춰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에 대해 굉장히 당황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나이에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도 부담스럽고, 아버지 최태원 회장의 상황과 비교되는 것도 고통스러울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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