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테러조직"...'약탈경제' 기반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4.08.28 16:41
글자크기
"세계에서 돈이 가장 많은 테러조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급속히 세를 불리고 있는 급진 수니파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약탈을 통한 자급자족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서방과 아랍권 관리들의 말을 빌려 세계에서 돈이 가장 많은 테러조직으로 부상한 IS가 전대미문의 위협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IS는 과거 페르시아만 연안국을 비롯한 이슬람 자금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거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조직으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는 "IS가 각종 범죄와 테러 행위로 벌어들이는 자금은 이슬람권의 기부액을 무색하게 할 정도"라며 이들이 스스로 버는 돈이 한 달에 수백만 달러는 된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IS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게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IS가 근거지로 삼고 있는 지역의 경제가 이미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IS를 타깃으로 지역의 경제활동을 단속하는 게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방 반테러기관의 한 관계자는 "IS는 이미 상당한 자산을 깔아놓고 있다"며 "이들의 자금줄을 차단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러러면 교역 네트워크를 무너뜨려야 하는데 이는 식품 같은 상품 교역을 흔들어 현지 주민들을 기아로 내몰 수 있다"고 말했다.

IS의 돈줄은 시리아 동북부 라카와 이라크 북부 모술 등지의 기업과 농가를 상대로 한 약탈을 기반으로 한다. 또 기독교를 비롯한 현지 소수 종파에 속한 이들에게서 통행세와 보호세 명분으로 돈을 갈취한다.

서방과 이라크, 시리아의 정부 관리들은 IS가 이미 장악한 지역에서 석유와 밀, 유물 등을 팔기 위한 암시장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현지 정부의 압박을 받는 기업들이 IS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의 관리들은 인질 몸값이 IS의 주수입원이지만 장악지역 경제에서 나오는 수입에 비하면 얼마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요르단의 수니파 급진주의 전문가인 하산 아부 하니에는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점령지역에서 상당히 안정적인 경제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IS는 2006년 미국이 제거한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만든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를 근간으로 시리아 내전을 기회삼아 세력을 불렸다. 알카에다는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국제 테러조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2011년 미군에 사살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는 전부터 강탈을 일삼아 알카에다 내에서 돈이 가장 많은 조직으로 꼽혔다.

IS는 지난해 시리아에 이어 올해는 이라크 일부 지역을 장악했다. 지난 6월 모술을 장악한 뒤에는 이라크 출신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중심으로 신정일치의 칼리프 국가를 선포했다. 시리아와 이라크를 아우르는 수니파 국가 건설을 추진하는 IS는 당시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북부를 영토로 선언했다. 그 사이 현지 유전과 농경지, 중앙은행 지부 등을 장악했다.

하니에는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의 세력이 한창이었을 때도 통행세 없이는 아무도 길을 갈 수 없었다"며 "이같은 전략은 (IS에 와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S는 구조적으로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와 비슷하다며 '재무장관'이 이끄는 조직도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WSJ는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강탈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인구만 800만명이 넘는다며 시리아에서는 8개의 석유 및 천연가스 유전을 손에 넣었다고 전했다. 하루 생산량만 3만-7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글러스 올리번트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라크 담당은 "IS는 놀라울 정도로 독창적인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해 이젠 외부 지원 없이 독립 운영이 가능하다"며 "IS가 장악한 지역의 경제는 '현금경제'이기 때문에 자금줄을 끊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엔에서 IS의 자금줄 조사를 담당하는 알렉산더 에반스는 "IS의 석유 거래와 납치, 자산 강탈 행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편 미국은 지난 8일 IS를 상대로 이라크 공습에 나섰다. 이 여파로 미국이 2011년 말 10년 가까이 지속된 이라크 전쟁에서 발을 뺀 지 3년 만에 이라크 전쟁이 재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