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단협 노조압승 예상…노사 담합한 격"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기자 2014.08.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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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학회 토론회 "돈으로 산 산업평화 결국 파업 못 막아" 지적

"현대차 임단협 노조압승 예상…노사 담합한 격"


현대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고율의 인상 타결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정부 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대차(원청)과 하청업체 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사측이 소수의 정규직을 고임금으로 포섭하고,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을 억제해 이윤을 낸다는 지적도 나왔다. 왜곡된 노사관계가 사실상 노사의 '담합'에 의한 것인 만큼 사용자들의 책임을 좌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는 27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통상임금과 임금교섭,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 대토론회를 열었다. 현대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하는 등 노동 현안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내년을 포함한 중장기 임금정책 수립을 위한 밀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현대차 임단협, 노조가 이길 것"=주제발표에 나선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최대 관심사업장인 현대차는 현대까지 양태로 볼 때 과거 관성대로 파업 이후 고율의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타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통상임금 문제가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현실화시키는 것이며 그간 진행된 극심한 격차를 더 확대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7월까지 임금결정률(임단협 진행률)은 작년보다 낮은 35.3% 수준이다. 통상임금 인상률은 작년보다 9.7%포인트 높은 14.0%에 달한다. 조 연구위원은 "예상대로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고 지적했다. 지급능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어렵지 않게 임금을 올려주는 반면, 하청업체들이 대부분인 중소기업들은 결국 '파업 후 인상'이라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원청(현대차)의 임금인상이 가팔라진 한 요인은 최근 무상주 제공을 포함해 엄청난 실리공세로 무파업을 달성하려 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돈으로 평화를 사는 이런 전략은 2012년 이후 다시 연례적 파업이 발생함으로써 무망한 기대였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의 이런 왜곡된 노사관계는 노사의 '갈등적 담합'에 의한 것으로 회사 측의 책임도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올해의 경우도 현대차 사측은 과거 전술을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의례적 퍼주기라는 우울한 전망이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마찬가지로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역시 기존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똑같은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임단협 노조압승 예상…노사 담합한 격"
◇"성과주의 임금체계, 임금수준 저하 의혹 불식이 먼저"=성과주의에 입각한 임금체계 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난 1987년 임금체계가 개편된 후 20여년 이상 논의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성과주의 연봉체계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998년 이후 종전 호봉제에서 연봉제로의 전환이 지속적으로 진행됐지만 기존 호봉제를 근간으로 형식만 연봉제로 바꾼 경우가 적잖았다.

이영면 동국대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노동계가 이해하면서도 선뜻 논의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임금체계 개편이 실질적으로는 임금수준을 저하시키려는 일종의 세련된 수단이라는 의혹 때문"이라며 "이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임금수준과 임금체계의 논의 구조를 분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금체계 개편 이슈 아래 공정분배라는 보완적 논의에 소홀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노동소득분배율 등 노동의 기여를 보장할 수 있는 논의체계를 임금체계 개편 논의와 분리해 작동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금체계 개편의 과실을 기업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기준으로 분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기업의 지속적 성과와 경쟁력 제고가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통상임금에 신규포함 항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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