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M&A 2차 공습 시작… 유통업체로까지 분야 확장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14.08.19 17:37
글자크기

'스마트싱스' 인수 4일만에 美 '콰이어트사이드' 전격 인수

삼성전자, M&A 2차 공습 시작… 유통업체로까지 분야 확장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또 다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만 7개 회사의 지분 또는 자산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에만 3개 회사를 인수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한데 이어 불과 4일 만인 18일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인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전격 인수했다.



◇ 콰이어트사이드 인수, 유통채널 인수 첫 사례 왜?
콰이어트사이드는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됐다. 포트워스와 LA, 칼라일, 뉴저지에 주요 거점과 500여개 유통망을 통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시스템에어컨 등 공조기기를 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삼성전자가 유통채널을 직접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베스트바이 등 현지 유통업체와 제휴를 맺은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북미 공조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가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한 것은 공조시장 개척과 스마트홈 사업을 동시에 노린 이중포석으로 풀이된다. 먼저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는 22억달러에 이르는 북미 공조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미 콰이어트사이드는 수년전부터 삼성 시스템에어컨을 북미지역에서 판매하고 있어 제품 공급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판매사원에 대한 별도의 추가적인 교육도 필요치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유통 역량이 강화된 것을 계기로 물로 열교환기를 식혀 외기온도와 상관없이 고효율을 유지하는 수냉식 시스템에어컨 'DVM S Water'와 덕트형(Duct) 에어컨 등 북미 특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스마트홈 사업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조시스템은 주택과 오피스 등 모든 건물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데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의 핵심이다. 공조시스템을 확보하게 되면 그만큼 다른 스마트홈 제품의 판매도 쉬워진다.


엄영훈 삼성전자 생활가전 담당 부사장은 "역량있는 공조전문 유통 회사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시장에서 본격적인 공조사업 공략이 가능해졌다"며 "B2B와 스마트홈 등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M&A 2차 공습 시작… 유통업체로까지 분야 확장
◇ 삼성전자 M&A 키워드 ‘스마트’서 타분야로 확대
삼성전자의 콰이어트사이드사 인수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인수한 회사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업체나 무선통신업체 등 원천기술을 확보한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2012년 이후 인수한 14개 회사 가운데 소프트웨어업체가 5곳으로 가장 많고 소재 및 부품업체가 3곳, 콘텐츠업체가 2곳 등이었다. 삼성전자가 유통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M&A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며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분야에 관계없이 적극 인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좀더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M&A 행보는 점차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지분투자 혹은 인수한 업체는 6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지금까지는 총 14개로 2배에 이르는 실정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과거처럼 모든 것을 내부에서 개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 별도의 조직을 신설해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판단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