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지수 3000, 박근혜 공약 현실화되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4.08.0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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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배당 문제 등 해소되면 가능성↑ 전망

/사진=머니투데이DB/사진=머니투데이DB


"5년 안에 코스피지수 3000시대를 열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2년에 밝힌 공약이다. 당시만 해도 허황되게 느껴졌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3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2100을 향해 돌진하자 박 대통령이 제시한 '코스피 3000시대'가 진짜 열리는게 아닌지 의구심 섞인 기대감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창조경제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금융산업 도약을 위한 합리적 제도개선 △새로운 국정운영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코스피 3000 시대를 열기 위한 조건으로 내세웠다.



야심찬 목표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임기 첫 해인 2013년 성적은 초라했다. 코스피지수는 연간 0.7% 오르는데 그쳤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 단기금융시장 경색, 아베노믹스 등 대외 악재에 휘둘려 한 때 1780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게다가 증권업계는 지난해 거래대금 감소와 주식시장 환경 변화로 최악의 불황에 빠졌다. '역시나 그렇지' 체념하던 시장 분위기가 '어, 어'하는 사이 바뀐 것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취임 전후다. 최 부총리가 대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고 부동산 경기를 살리며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히자 외국인 매수세가 밀려들며 지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난해 고점을 넘어선 것.



코스피지수는 지난 30일 2082.61(종가기준)으로 연고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2011년 8월2일에 달성한 2121.27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초이노믹스'로 대변되는 정부의 경기부양책,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세, 긍정적 외국인 수급 등을 지수 상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증권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배당 확대 정책이 실현되고 이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적인 요인이었던 '저배당' 문제가 해소되면 2015년까지 코스피 3000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마이클 나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상장기업 순이익의 50%를 주주들에게 배당하고 3.5%의 주주요구 배당수익률(시장요구 배당수익률)을 가정한다면 2015년까지 코스피지수가 3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요구 배당수익률이란 시장이 기대하는 배당수익률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의 배당수익률은 1.1%, 배당성향은 16%에 그쳤다.


나 연구원은 주주요구 수익률이 3.0%인 상태에서 배당성향이 40% 내지 50%로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코스피지수가 2750에서 345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지수 3000 도달을 위해서는 배당소득세 인하,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연기금의 적극적인 배당 요구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당만으로도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서 3000선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국내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배당수익률을 지난해 1%에서 2% 중반까지 끌어올리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00년 이후 평균 수준인 2.13배까지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전자 적정주가는 200만원"이라며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증가분만으로도 코스피는 2200선 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증시의 배당성향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대만 증시와 비교한 밸류에이션(PBR) 비율이 높아진다면 코스피지수는 2500선까지도 진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대만 사례를 감안할 경우 향후 2년내 배당수익률이 1.1%에서 2배 정도 개선되면 PBR이 20% 가량 상승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배당수익률이 2배 올라가면 단순 계산으로도 코스피지수가 지금보다 20% 가량 높아진다는 뜻이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만 증시의 배당수익률은 2.8%로 주당 PBR은 1.7배"라며 "이는 한국 증시의 PBR에 비해 70% 가량 높은 것으로 상당부분 배당수익률의 간극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배당확대가 코스피지수의 본질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성장 모형에 따르면 배당수익률을 포함해 투자자가 증시에서 기대하는 총 수익률인 주주요구 수익률을 7.5%로 가정할 때 배당성향이 20%에서 30%로 늘어날 경우 목표 PER(주가수익비율)이 10.63배에서 12.78배로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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