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매칭펀드, 높은 문턱에 투자신청 절반 탈락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4.08.01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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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부터 7월말까지 87건 중 49건만 정부서 공동투자…탈락률 44%달해 "심사기준 완화해야"

정부 엔젤투자매칭펀드의 엔젤투자 신청 건수 중 절반 가량이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젤투자매칭펀드가 신청과 심사 기준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적용해 되레 엔젤투자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말까지 엔젤투자매칭펀드의 엔젤투자 신청 건수는 총 87건(117억원)으로 이 중 56%인 49건(62억)이 최종 선정됐다. 올해 탈락률이 44%로 지난해 45%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2012년 30%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월별로는 이달 초 펀드 모집에서 10건(9억5000만원)이 엔젤투자를 신청했지만 이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4건(2억2000만원)만 투자 승인을 받았다.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창업기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엔젤투자자들과 공동 투자하는 형태로, 한국벤처투자가 펀드 운영을 맡고 있으며 매월 엔젤투자자의 접수를 받아 대상을 선정한다. 엔젤투자자의 위험을 분산해 엔젤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엔젤투자매칭펀드, 높은 문턱에 투자신청 절반 탈락


엔젤투자매칭펀드의 엔젤투자 탈락률이 높은 수준을 기록 한 것은 자격 요건 등 엔젤투자 신청 기준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펀드의 진입장벽이 높아 엔젤투자 활성화라는 정책적 효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매칭펀드의 개인 엔젤투자자 신청 요건은 최근 2년간 투자건수 2건 이상, 누적 투자금액 4000만원 이상이거나 단일건으로 1억원 이상 투자한 실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엔젤투자지원센터가 실시한 교육을 받고 3인 이상 최소 1000만원, 합계 5000만원 이상을 공동 투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고위 관계자는 "벤처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엔젤투자자를 걸러내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상적인 엔젤투자도 대거 탈락할 만큼 신청 기준이 높아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펀드의 까다로운 심사 기준도 엔젤투자 탈락률이 높은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펀드는 과거 엔젤투자 실적이나 경력, 전문성과 함께 투자 대상 벤처기업에 대한 비전 등 프리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한다.

때문에 펀드의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신청과 심사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벤처캐피탈 업계 전문가는 "앞으로 엔젤투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신청과 심사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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