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비용' 확 턴 황창규 KT號, 하반기 순풍 탈까(종합)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4.07.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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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순손실 '1.2조 명퇴 일시비용' 탓…청신호 켜진 '무선', '유선' 하락세 방어 관건

황창규 KT회장이 지난 5월 첫 기자간담회에서 KT의 미래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T.황창규 KT회장이 지난 5월 첫 기자간담회에서 KT의 미래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T.


KT가 지난 2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75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2분기 연속 적자행진이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그다지 침울하지만은 않다. 올 초 8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일시 비용 탓일 뿐, 오히려 수익지표는 전분기 대비 호전됐다는 것.

29일 발표한 KT의 2분기 성적표는 외형적으로 보면 참담하다. 5조8955억원의 매출에 영업손실 8130억원,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전분기(409억원)에 비해 손손실폭도 커졌다.



그러나 이는 무려 1조2000원 규모의 명예퇴직 비용이 일시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분기 대비 57.6% 늘어난 2400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최저점으로 재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이유다. 실제 대규모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 이후 각종 지표에서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이는 가장 핵심 지표라 할 수 있는 무선 사업 사업분야에 쏠려있다.



◇날개 단 '무선', 하반기도 청신호

지난 분기 KT의 가입자 순증 규모는 30만명. 특히 LTE 가입자 점유율은 5월 말 기준 28.7%로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 24.1%와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 6월 말 LTE 가입자도 941만명으로, KT 전체 가입자의 56.1%를 차지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3만3619억원. 증가율 면에서 작년 4분기 0.9%에서 지난 1분기 5.7%, 또다시 6.3%로 뛰었다.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추격에 밀려 악화일로를 겪어왔던 무선사업 부문의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징표다.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미디어 및 금융 수익 또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콘텐츠 매출은 3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특히 IPTV는 2분미나 21만명의 가입자가 순증해 총 가입자 537만명을 넘어섰다. BC카드와 KT렌탈 등 금융·렌탈 사업도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한 1조117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유선 사업부문의 과감한 구조조정 단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KT의 발목을 붙잡는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다. 2분기 유선 분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1조4080억원을 기록한 것.

◇'유선' 추락세 방어가 최대 관건

2분기에 일시비용을 털어낸 만큼 하반기 본격적인 실적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증권가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오는 10월 단말기 유통법 시행에 따라 시장이 안정화될 경우 LTE 가입자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통 3사 가운데 3G 가입자가 가장 많이 남아있어서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등 경쟁사들의 추가 영업정지 규제마저 예정돼 있다는 점도 KT에게는 가입자 순증의 절호의 기회다.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6'도 KT의 호재로 대두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상반기 올인해왔던 유통망 경쟁력 복원 효과가 하반기부터 구체화될 것이라는 게 KT 내부의 관측이다.

관건은 유선 사업 부문이다. 상반기 유선부문 사업을 자회사에 위탁시키고 전국 지사를 통폐합하는 등 유선 부문 구조조정에 집중했지만, 시장 구조적 이유로 고착화된 실적 추락세를 막아 내기에는 역부족했다는 평가다. 반대로 투자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것도 부담이다. 실제 KT는 기가인터넷 구축 등 유선부문 투자가 무선부문보다 2000억원 더 많은 1조2000억원을 배정했다.

기가인터넷을 기반으로 황창규 회장이 의욕을 보이고 있는 다양한 신수종 사업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기에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KT의 실적 개선 폭은 전적으로 유선사업 부문에서 하락폭을 얼마만큼 상쇄시켜 낼 수 있을 지가 최대 관건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KT렌탈 및 KT캐피탈 매각으로 시작된 계열사 구조조정의 성과는 내년 실적 분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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