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2100돌파..여건은 마련됐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4.07.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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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 돌파를 위한 제반 여건이 마련됐다'

최근 코스피 강세가 예사롭지 않다. 경기 및 기업 실적 등 증시 펀더멘털이 호전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 속에서 수급도 우호적이다. 여기에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미국과 중국 경제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썸머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는 크게 △내수 경기 △기업 이익 △유동성 △미국경제 △중국경제 등 5가지다. 내수 경기와 기업 이익은 증시의 기본 체력을 의미하는 '펀더멘털' 측면을, 유동성은 증시의 '수급'을, 그리고 미국과 중국 경제는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두 축이다.



최근 5가지 증시 변수에 모두 '파란불'이 켜졌다. 그동안 경제둔화 우려감으로 증시에 부담 요인이던 중국이 최근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우리 증시에서 기업들의 '어닝쇼크'에 대한 공포감이 사라진 결과다.

내수 경기 활성화는 최근 증시 강세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새 경제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해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동안 시장이 불만스럽게 생각했던 '정책의 부재' 이슈도 사라졌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단발성이 아닌 연속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이날 최경환 부총리가 '확장적 재정, 통화정책'을 적어도 '내년까지' 지속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이익도 시장을 안도케 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이뤄진 가운데 삼성전자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장 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실적을 내놨기 때문이다. 정유주 등 일부 업종에서 '어닝쇼크'가 나타났지만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에 시장의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2분기 기업실적을 크게 훼손할 것으로 전망됐던 원화 강세의 실제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도 안도감을 주고 있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원화 강세가 제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환율은 실적 및 주가 전망의 주요 이슈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동성, 즉 시장의 수급상황도 좋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가 박스권 돌파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 상반기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선호되는 시장이 아니었지만 7월 들어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는 23억6000만 달러(25일 기준)로 주요 신흥국 중 가장 규모가 컸다"고 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의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선호 지속에 있다"며 "수출경기 호전 기대감과 한국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감이 더해지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있다"고 분석했다.

꾸준히 박스권 탈출의 발목을 잡았던 주식형 펀드의 환매 강도는 약해진 모습이다. 증시의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1739억원, 1241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하는 등 2거래일째 동반 순매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 증시가 34개월째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25일 IMF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1.7%로 제시하며 지난 4월(2.8%)보다 1.1%포인트 낮췄다. 그러나 시장은 1분기 성장 부진에 대한 뒤늦은 반영이라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 연구원은 "중요한 점은 1분기 부진 이후 미국 경제가 정상적인 성장률 수준에 복귀해 지속성을 보일 지 여부"라며 "고용 시장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고 현재 경제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민간 부문의 왕성한 활력이 두드러지고 있어 시장의 기대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와 증시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HSBC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시장 분위기에 긍정적이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전거래일보다 2.41% 급등하는 등 이날까지 5거래일간 6% 올랐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돌발악재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아졌고 중국 정부의 경기방어 능력에 대한 신뢰감과 10월 홍콩-상하이 교차거래 허용으로 역외자금 유입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상해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의 류 팀장은 "중국 당국이 경제의 실질성장률과 자산시장의 디플레이션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등 최근 1~2개월 동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시장을 보다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주요국의 경기 모멘텀이 사라져 가고 있고 국내 기업 이익은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 효과만으로 당장 박스권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추가적으로 정책 모멘텀이 시장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도에 맞춘 기업들의 호응이 있어야 한다"며 "오는 31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삼성전자의 대응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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