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서 제발로 나온 유대균 "부친 사망소식 몰랐다"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4.07.25 20:38
글자크기

경찰과 2시간 대치 후 스스로 문열고 나와
5.8평 오피스텔엔 현금 1500만원과 짐만 잔뜩

왼쪽부터 유대균씨와 조력자 '신엄마' 신명희씨의 딸 박수경씨.왼쪽부터 유대균씨와 조력자 '신엄마' 신명희씨의 딸 박수경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장남 유대균씨(44)가 25일 경기 용인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 전 회장으로 확인된지 나흘만이다. 장남 유씨는 TV도 없는 5.8평 오피스텔에 숨어 있다 붙잡혀 부친의 사망 소식도 모르고 있었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경찰관 8명은 이날 오후 7시쯤 용인 수지의 한 오피스텔에서 은신 중이던 유씨와 함께 조력자 '신엄마' 신명희씨의 딸 박수경씨를 현장에서 체포, 인천지검으로 호송 중이다.



경찰 유병언·유대균 검거 TF(태스크포스) 분석팀은 장남 유씨가 기독교침례복음회(구원파) 신도의 비호를 받던 유 전 회장과 달리 수행원이나 가족, 친인척 등으로부터 도피 조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추적을 벌여왔다.

TF팀은 수행원 하모씨 여동생(35)의 주소지와 휴대전화 요금청구지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여동생 하씨의 소유인 요금청구지 용인 오피스텔 7층 CC(폐쇄회로)TV를 확인했다. 그러나 지난 5월초 이후 비어있다던 오피스텔에 전기세, 수도세가 계속 징수되고 있고 7층에 내린 사람들이 없다는 점을 수상히여겨 잠복했다.



하씨는 "구원파 신도들에게 오피스텔 비밀번호를 알려줬을 뿐"이라고 변명했지만 이날 경찰이 오피스텔을 에워싸고 열쇠업자를 불러 문을 부수려하자 유씨가 2시간 만에 문을 열고 나와 경찰이 현장에서 체포했다. 현장에는 박씨가 함께 있었다.

경찰은 검거 작전 도중 유씨가 저항하며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에 대비해 소방인력을 동행했지만 물리적 마찰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머물렀던 오피스텔 내부엔 5만원으로 된 1500만원 가량의 현금과 3600유로의 외화가 발견됐고 TV와 휴대전화 없이 짐만 잔뜩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트북 1대와 휴대전화 1개도 있었지만 모두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는 지난 4월22일쯤 박씨의 차를 타고 오피스텔에 들어가 밖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고 박씨는 몇 바퀴 돈 다음 자신과 만나 은신을 시작했다고 했다"며 "음식은 수행원 하씨 여동생이 나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유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여동생 하씨도 자택에서 긴급 체포했다.

유 전 회장이 사망한 채 발견된 상황에서 장남 유씨가 검거되면서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를 위해 구속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