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보고펀드 ‘맞소송전’, LG실트론 그동안 무슨일이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4.07.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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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웨이퍼 제조판매업…2007년 동부 보유지분 보고펀드가 KTB PE와 공동투자로 인수

LG (79,500원 ▲2,400 +3.11%)그룹은 25일 보고펀드가 제기한 LG실트론 투자손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배임강요 및 명예훼손을 사유로 응소하기로 결정했다. 양측간 ‘맞소송’전이 펼쳐진 셈이다.

양 측 갈등의 기폭제가 된 LG실트론은 1983년 LG그룹이 독자 출범시킨 반도체 기초재료인 실리콘 웨이퍼(규소박판) 제조업체다. 이후 1990년 동부그룹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인 동부전자통신과 합작 투자해 LG와 동부가 각각 51대49의 지분구조를 갖게 됐다.



LG계열사인 실트론은 2005년 자체브랜드와 CI를 선포했고 2008년에는 기존 200mm 웨이퍼에 추가로 300mm 웨이퍼 신공장을 완공했고 2010년에는 일본법인도 설립하는 등 덩치를 키웠다.

2011년에는 LG실트론으로 상호를 변경한데 이어 태양광사업, LED(발광다이오드)칩의 기반이 되는 사파이어 웨이퍼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450mm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양측 갈등의 시작점은 2007년 LG실트론 공동 투자자였던 동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이 회사 주식을 처분하면서부터다.

동부그룹은 당시 49%의 보유지분을 공개 매각했고 여기에 사모펀드와 KTB PE 컨소시엄과 진대제 펀드 등이 경쟁 입찰을 실시했고 결국 7078억원에 팔렸다.

보고펀드는 이 중 29.4%의 지분을 4246억원에 인수했다. 인수비용 중 1800억원은 금융기관 차입금이었는데, 인수 이후 7년간 이자비용 등이 더해져 2300억원으로 차입금 규모가 늘었다.


보고펀드는 LG실트론이 최근 신사업 진출 부진에 따라 실적이 악화되면서 투자비용 회수에 어려움이 더해졌다. 결국 이자비용 부담이 더해지고 차입금 연장이 불가능해지자 최근 이 부분에 대한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LG그룹 측에 손실분을 책임지라는 취지에서 소송을 낸 것이다.

그러나 LG측은 보고펀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분 투자로 이사회에 등기이사로 참여하는 등 정상적으로 경영활동에 참여했는데 사업부진의 책임을 온전히 LG로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는 것이다.

LG 관계자는 “2007년 동부 지분을 인수한 뒤 LG실트론 이사회에 보고펀드 1인, KTB 1인이 참여해 사파이어 웨이퍼 진출, IPO(기업공개) 연기 등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2011년 LG실트론 상장연기는 보고펀드의 주장처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라 당시 일본지진, 유럽 재정위기,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시장 불안전성에 따른 투자자 보호차원의 결정이었다는 게 LG그룹의 설명이다. 2012년 IPO도 추진 후 매수자가 적자 보고펀드 스스로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10년 시장에 진출한 LED칩 재료인 사파이어 웨이퍼도 당시 시장가능성이 충분했기 때문에 보고펀드 측도 동의했다는 게 LG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보고펀드가 주장한 6인치 사파이어 웨이퍼의 LG이노텍 부당지원에 대해서도 LG측은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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