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도 함께한 글로벌 '지속가능성' 허브

머니투데이 키플랫폼 기획취재팀 2014.04.0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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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014 키플랫폼] 키플랫폼을 찾는 사람들: 지속가능성 네트워크 'S&S'

↑S&S 블로그↑S&S 블로그


# 2010년 어느 날 영국 옥스퍼드의 한 식당. 옥스퍼드대와 미국 하버드대, 예일대, 컬럼비아대 등 세계적 명문대 졸업생들이 저녁식사 자리에 모였다. 대부분 20대인 이들은 자신들의 세대가 처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전공도 다양했던 만큼 경제위기, 지구온난화, 기술, 테러 등 다양한 소재들이 화제에 올랐다.

그러던 중 이들은 하나의 공통된 결론에 도달했다. 바로 인류는 '지속불가능'(unsustainable)이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것.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이날부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1년 2월. 옥스퍼드 저녁 자리에 참석했던 이들을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연구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것을 고민하는 20~30대 젊고 실력 있는 전문가들이 글로벌 네트워크 '센스앤서스테인너빌리티'(S&S·Sense & Sustainability)를 창설했다.

젊은이들답게 새로운 미디어 형태인 팟캐스트와 블로그를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삼았다. 이들은 정부, 비정부기구(NGO), 민간기업, 학계 등에서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며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현실적인 해결책들을 제안하고 있다.



'동아시아 혁신허브'를 지향하는 머니투데이의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도 S&S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오는 23~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2014 키플랫폼'에 S&S의 운영진과 필진이 대거 참석한다.

◇왜 지속가능성인가?= 이제 스마트폰은 어느 정도 비싸도 팔리는 제품이 됐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에 대해 그만큼 돈을 낼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어느 날 스마트폰 사용이 특정 질병을 유발한다고 밝혀지면 소비자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 스마트폰을 사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스마트폰 사용이 언어 등을 공부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면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값을 주고라도 스마트폰을 사서 쓸 것이다.


여기서 스마트폰 가격이나 소비자 수요를 좌우하는 변수는 각각 '공중보건'(public health)과 '교육'이라는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가치들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이 같은 지속가능성의 가치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기업들도 상품과 서비스에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담아 소비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이제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는 금융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테슬라는 친환경 전기차 '모델S'의 인기와 매출 향상에 힘입어 주가가 지난해 연초 30달러 수준에서 최근 200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다. 반면 술이나 담배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매출과 주가가 시원치 않다.

S&S 설립자인 하버드대 박사 과정의 박지성씨(27)는 "지속가능성은 정부와 시민사회 등 공공영역을 비롯해 민간 비즈니스 영역에도 경제적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며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같은 기업은 앞으로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지닌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가 '노멀'(normal)이 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삭스도 참여= S&S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현실에서 의미있게 '응용'(application)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가 연결되는 교차로에서 지속가능성의 신호등을 켜는 것을 지향한다. 구성원 대부분이 젊은 학자이거나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는 글로벌 기업, 로펌, 회계법인, 컨설팅회사, 투자회사, 미디어 기업 등의 전문직 종사자이기 때문이다.

S&S의 핵심 운영진은 설립자 박씨를 비롯해 제임스 해커 편집장(27·시러큐스대학교 맥스웰환경정책행정연구소 부연구원), 패트릭 베러 편집주간(27·콜로라도주립대 석사 과정) 등 6명이다. 대학, 연구소, 정부기관, NGO, 민간기업 출신의 전문가 50여명이 S&S 블로그의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나이리 우즈 옥스퍼드대 교수, 데이비드 오르 오벌린대 교수 등도 자문교수진으로 이들을 돕고 있다. 또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진 학부생들에게도 참여의 문은 열려있다.

S&S는 팟캐스트와 블로그 기반의 디지털 네트워크다. 하버드대에 본거지를 두고 있지만 주로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한다. 제프리 삭스 교수를 비롯해 퓰리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니콜라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 샨타 데바라얀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과의 인터뷰를 팟캐스트로 제작해 전세계 140여개국에서 1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설립자가 한국인인 영향도 있지만 S&S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등 한국의 관련 기관들과도 잦은 교류를 갖고 있다. 이번 '2014 키플랫폼'에도 헤더 헨릭센 하버드대 지속가능센터장 등 무려 16명의 S&S 멤버들이 참여해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나선다.

혁신을 주제로 삼고 있는 '2014 키플랫폼'에서는 지속가능성의 가치가 기업의 혁신을 어떻게 가속화하고 있는지 풍부한 실제 사례들이 소개된다.

다음은 S&S 운영진들이 키플랫폼 사무국에 보내온 사전 인사말

↑박지성 S&S 설립자↑박지성 S&S 설립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방과 후 양재천에서 즐겁게 뛰어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초록의 작은 나무들로 깨끗하게 정리된 산책로가 유난히 좋았습니다. 이후 한국을 종종 찾을 때마다 친환경적인 공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환경이라는 지속가능성의 가치가 한국에서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국도 이제 '땀에 의한 경제성장'(perspiration growth)이 아닌 '영감을 통한 경제성장'(inspiration growth)으로 패러다임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혁신적인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경영 환경을 잘 만들어 주고, 이미 글로벌 차원에서 인정받고 있는 대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상품과 서비스로 제안한다면 한국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해 한발 더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는 23~24일 '2014 키플랫폼'에서 여러분을 만나 뵙겠습니다.

↑제임스 해커 S&S 편집장↑제임스 해커 S&S 편집장
S&S는 최근 흥미로운 콘텐츠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영화 '그래비티'에서 우주비행사들이 파란 지구를 보며 감탄하던 장면처럼 우주비행사의 시각을 통해 지구의 자연과 환경, 경제와 산업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최근 S&S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 유기적 연결망 속에서 '물'이 지닌 가치입니다. 물은 식량이자 에너지입니다.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물을 제대로 쓰는 것은 우리 생존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처럼 우리 가까이에 있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패트릭 베러 S&S 편집주간↑패트릭 베러 S&S 편집주간
S&S는 블로그 커뮤니티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깊이와 속도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때문에 블로그의 추락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 둘은 상대적으로 지면에 제약이 있어 블로그보다 깊이가 부족합니다. S&S의 필진들은 짧게 소비되는 인스턴트 글이 아닌 읽고 또 읽고 싶어지는 '웰 메이드' 글을 쓰고 있습니다.

S&S 필진들은 내러티브 방식으로 글을 씁니다. 지속가능성 분야는 아직 생소하기 때문에 편하게 이야기하듯 좀 더 쉽게 전달하려는 S&S만의 노력입니다. 팟캐스트에도 적극적입니다. 설립 이후 40여명이 넘는 지속가능성 전문가와 대담을 통해 한층 더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S&S 블로그가 궁금하시다면 'www.senseandsustainability.net'를 한번 찾아주세요. 그리고 '2014 키플랫폼'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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