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스프링캠프가 이어졌고 현재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서서히 열기를 더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요즘 프로야구 기사를 보면 대단한 대우를 받고 팀을 옮기거나 재계약한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크다.
궁금해졌다. 현재 프로야구 구단들은 어느 정도 신인 선수들의 육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주목되는 팀은 지난 해 42승1무85패로 승률 3할3푼1리에 그치며 최하위에 머문 한화이다. 한화는 FA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여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정근우와 4년간 70억원, 부상으로 재활 중인 외야수 이용규와는 67억원에 계약했다.
15억원으로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인 김태균을 중심 타선에 포진시키는 한화가 국가대표급 테이블 세터 정근우와 이용규를 확보해 새로운 공격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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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진입 첫해 9개 구단 중 7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킨 NC 다이노스도 유격수 손시헌과 외야수 이종욱을 영입했다. 손시헌은 4년 총액 30억원, 이종욱은 50억원이다. 사실상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전력 보강이었다.
반면 2013 페넌트레이스 1위이자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과 2위 LG, 3위 넥센, 4위 두산은 팀내 FA 재계약 이외에는 새로운 대형 FA 영입을 사실상 하지 않았다. 자체적으로 전력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는 올시즌 거액을 쏟아붓고 일본 괴물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를 비롯 제이코비 엘스베리, 카를로스 벨트란 등을 영입 ‘야구 제국' 명예 회복에 나섰다. ⓒ사진=OSEN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최고의 도시로 인정받는 뉴욕(New York)에는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지는 진리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뉴욕 양키스만의 팀 전력 보강 방식이다.
지난 해 숙적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지켜보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뉴욕 양키스는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투수 다나카를 영입하고 제이코비 엘스베리, 카를로스 벨트란 같은 대형 타자들로 외야진을 보강하는 등 ‘야구 제국’으로서 명예 회복에 나서고 있다.
양키스는 2009년 필라델피아에 4승2패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뒤 4년 연속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연봉이 650만달러(약 69억원)인 일본인 외야수 이치로(41)가 설 자리가 없어져 트레이드설까지 나왔다. 이것이 바로 뉴욕 양키스 방식이다.
뉴욕 양키스에 대해서 이런 표현이 있다. 메이저리그 전문지 ‘스포츠 위클리’에도 소개된 바가 있는데 ‘뉴욕 양키스 구단은 절대로 팀을 재건하지 않는다. 양키스는 새로운 총알을 사서 다시 장전한다(The Yankees don’t rebuild; they reload)’는 것이다.
야구에서 팀을 재건한다는 것은 문제가 생기거나 한계에 봉착했을 때 성적 부진을 감수하면서 일정 기간을 투자해 트레이드를 통해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고 유망주를 발굴하는 등 새롭게 선수단을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리빌딩(rebuilding, 재건)’ 작업이다. 당연히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런데 뉴욕 양키스는 결코 리빌딩을 하지 않고 곧바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총알을 돈으로 사서 장전(reload)해 우승을 위해 쏴버린다는 것이다.
현재 뉴욕 양키스의 구단주는 행크 스타인브레너로 고인이 된 아버지 조 스타인브레너의 뉴욕 양키스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거액을 퍼부어 대형 선수들을 쇼핑(shopping) 했다. 올시즌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점점 더 신인 선수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극히 예외가 아니라면 사실상 즉시 전력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프로야구 구단들이 몸값 제한이 풀린 외국인 용병들과 소수의 대형 FA 선수들을 놓고 뉴욕 양키스 방식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선수 층은 점점 엷어지면서 위기를 만날 수 있다.
미국에는 이런 진리들이 있다. 사람은 죽는다(DEATH)는 것은 누구에게나 너무도 당연하지만 ‘세금(tax)은 언젠가는 내게 된다’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진다. 세금 부분은 과연 그럴까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죽음과 세금은 같은 급으로 인정된다.
메이저리그를 취재하면서 뉴욕 출장을 갔을 때 엄청나게 비싼 호텔비와 지역 내 전화까지도 돈을 받는데 놀랐다. 뉴욕 양키스 구단처럼 ‘돈(money)’이 뉴욕의 진리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