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채시장에서 예금보험공사의 영향력

머니투데이 최종원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2014.02.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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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원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최종원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1월 이후 우량물 스프레드가 강세를 보였다. 2월 14일 스프레드는 전년 말 대비 공사채(AAA)가 6.3bp, 은행채(AAA)가 6.1bp, 회사채(AAA)가 9.1bp 감소했다.

한편 비우량물인 A-등급의 회사채 스프레드는 0.5bp 감소해 우량물과 차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공사채의 공급물량이 감소하면서 투자자금이 회사채 및 은행채 우량물로 이동해 나타난 결과였다. 실제 공기업의 1월 채권 발행량은 4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9% 감소했고 그 결과 1조9000억원이 순상환됐다.



1월 공사채 순상환 원인은 예금보험공사에 있다. 정부가 부채관리 대상으로 삼은 12개 공기업의 1월 만기 및 발행량을 살펴보면 12개 기업의 1월 순상환 금액은 3조3000억원이었고 그 가운데 2조9000억원이 예금보험공사에서 발생된 순상환이었다.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기에는 특정 공사의 영향력이 컸다.

그러나 이런 공사채 순발행 현상은 올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12개 공기업의 올해 순발행은 약 3조9000억원에 그쳐 전년 14조원 대비 10조1000억원 감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원인이 되는 공사는 예금보험공사(상환기금채권과 특별계정채권의 상환)와 LH공사(차입금 순증 0 선언)이다.

예금보험공사의 경우 2조9000억원의 상환기금이 1월 중 이미 상환됐고 향후 예정된 3조3000억원(2조1000억원 상환기금, 1조2000억원 특별계정채권)은 기금회수 및 금융기관 특별기여금 등을 재원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전년 순발행 대비 8조원 감소한 6조2000억원을 순상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LH공사 또한 차입금 순증가는 없다고 공표했으며 연간 4조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은 택지매각 및 분양사업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같은 현상이 2015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 올해 공사채 발행 감소는 주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비롯된 것이지만 예금보험공사의 차입금 구조를 살펴보면 공사채의 대규모 일시상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올해 순상환 후 예금보험공사의 발행 잔액은 40조원에 이르지만 회수 가능성은 낮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우리금융지주를 매각하면서 마련할 수 있는 현금 약 7조원(추정치)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공사채 발행액은 차환될 것이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공사채의 발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의 공기업 부채감축 의지가 올 1월 공사채 발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공기업들은 현재 자금 범위 안에서 공사채 발행과 자금집행을 미룰 것으로 예상한다.

그 결과 상반기 공사채 공급 부족현상으로 스프레드 강세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규제에서 시작된 공기업의 부채감소 노력은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공기업의 사업 확장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펀더멘탈에도 긍정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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