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페트루슈카', 현란한 춤으로 봄을 열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4.02.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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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나눔콘서트··· 피아노 3대 난곡,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등

16일 오후, 서울 KT 광화문 지사 1층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나눔콘서트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에서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페트루슈카'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16일 오후, 서울 KT 광화문 지사 1층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나눔콘서트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에서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페트루슈카'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압도적인 기교와 현란한 속주는 마치 묘기를 부리는 듯 했다. 칼바람처럼 매섭게 몰아치다가도 벼랑 끝에 우뚝 서기도 하고, 고독하고 묵직한 선율로 가슴 깊은 곳의 우울함을 건드리기도 했다. 끊임없이 변하는 박자는 다채롭게 몸을 쓰는 무용수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 이 연주는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연주한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다. '불새', '봄의 제전'과 함께 스트라빈스키 3대 발레곡에 속하는 이 곡은 라벨의 '스카르보',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메이'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치기 어렵다는 피아노 3대 난곡으로 꼽힌다.



16일 오후 1시, 서울 KT 광화문지사 1층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나눔콘서트에서 바로 이 음악이 연주됐고, 청중들은 섬뜩하면서도 매력 넘치는 아름다운 선율에 흠뻑 빠져들었다.

발레 '페트루슈카'는 외롭고 고독한 인형 페트루슈카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가엾은 페트루슈카는 발레리나의 사랑을 얻으려 애쓰지만 결국 군중 속에서 비참하고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는 얘기다.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인형들의 재잘거림과 현란한 춤, 사랑과 희망, 슬픈 비명과 분노가 끊임없이 넘실거린다. 고독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풍자한 이 작품은 러시아를 떠나 파리와 미국 등을 전전하며 평생 이방인으로 살아간 스트라빈스키의 삶도 비춰진다. 마음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오늘날 현대인들의 모습도 오버랩 된다.

이 신비롭고 묘한 질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폭풍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웬만해서 라이브로 듣기 힘든 곡이기도 하고, 피아니스트의 혼신을 다한 연주가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을 테다.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왼쪽)과 피아니스트 송세진 자매가 재능기부로 연주를 선보이는 '소리선물' 나눔콘서트는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후 1시 KT 광화문지사 1층에서 열린다. /사진=임성균 기자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왼쪽)과 피아니스트 송세진 자매가 재능기부로 연주를 선보이는 '소리선물' 나눔콘서트는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후 1시 KT 광화문지사 1층에서 열린다. /사진=임성균 기자
앞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의 무대는 마음을 보듬어주고 치유하는 '힐링'의 곡들로 꾸며졌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듯 경쾌한 선율의 곡 보케리니의 '미뉴에트'를 시작으로 나무그늘의 휴식을 권하는 헨델의 '라르고', 라흐마니노프-하이페츠 '첼로 소나타',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등이 이어졌다.


연주자들은 중간 중간 곡 해설과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관객들이 클래식음악을 쉽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송세진이 직접 편곡한 동요 '나뭇잎 배'와 '오빠생각'을 연주해 동심을 전하기도 했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새 봄을 맞게 해준 진정한 '소리선물'이었다.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소리선물 콘서트는 오는 12월까지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5000원이며, 티켓판매금액은 전액 어려운 가정의 청각장애 어린이들에게 보청기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예매하기☞ nanum.mt.co.kr /문의 (02)724-7750.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나눔콘서트는 커피 한 잔 값에 해당하는 5000원으로 매월 다양한 클래식음악을 즐길 수 있다. 입장 연령에 제한이 없어 어린 자녀들과 함께 하는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다. /사진=임성균 기자'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나눔콘서트는 커피 한 잔 값에 해당하는 5000원으로 매월 다양한 클래식음악을 즐길 수 있다. 입장 연령에 제한이 없어 어린 자녀들과 함께 하는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다. /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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