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 증권株, 기관 '폭풍 매수' 이유가?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4.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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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대신·교보·메리츠증권株에 '러브콜'··· 실적개선&턴어라운드 기대감

증권업 침체로 증권주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일부 증권주에는 기관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15,840원 ▼30 -0.19%)은 지난 1월24일부터 14일 연속 기관 순매수가 나타나고 있다. 기관이 14일간 순매수한 대신증권 보통주는 총 83만3084주에 이른다.

대신증권은 2012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뒤 주가가 연일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2년 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지난해는 -117억원으로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기 때문. 지난해 당기순익은 여의도 본사 건물 매각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일회성이었다.



실적이 돌아서려면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증권업 침체가 해결돼야 하는데 현재로썬 턴어라운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자회사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기관 매수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신저축은행은 2013년 7~12월 반기 약 30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대신자산운용도 운용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어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도하게 낮은 절대적 저평가 영역에 들어선 점도 매력적이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의 PBR은 14일 기준 0.4배 수준이다.



다만 기관 순매수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며 연초대비 주가는 소폭 하락한 상태다. 지난 14일 종가는 7780원으로 연초대비 0.1% 가량 하락했다.

교보증권 (4,995원 ▲5 +0.10%)도 지난달 28일부터 기관 순매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1월28일부터 2월14일까지 기관은 총 18만5740주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교보증권의 PBR은 14일 기준 0.31로 과도하게 저평가된 반면 실적 개선의 희망은 커지고 있어서다.

교보증권이 공시한 지난해 영업이익은 101억원으로 전년비 426% 늘며 예상외로 선전했다. FICC(채권·통화·원자재)팀 강화로 FICC와 구조화 금융 부문이 체질 개선으로 수익을 낸 덕분이다. 교보증권은 14일 연초대비 11.5% 오른 4930원에 마감했다.


한편 메리츠종금증권 (6,100원 ▼200 -3.17%)은 증권주 가운데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분기 당기순이익 규모가 항상 5위 안에 드는 등 불황에도 실적 안정성이 부각된 덕분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는 1월8일부터 27일 연속 기관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기관은 메리츠종금증권 보통주를 무려 349만2770주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메리츠종금증권이 종금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한 수익구조 다각화로 차별화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할인어음, 리스 등 증권업 라이선스로는 불가능한 고마진 사업이 각광받고 있고 2조8000억원에 달하는 종금 장부를 활용해 기업여신, 부실채권(NPL), 오토리스 등 수익구조를 다각화해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종금 라이선스를 보유한 배타적 지위를 바탕으로 견고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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