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앙은행 총재, 기준금리 인상 강하게 시사

머니투데이 국제경제팀 2014.01.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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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비상통화회의 개최...리라화 약세 저지 위해 금리 2.25%p 인상 전망

터키 중앙은행 총재가 28일(현지시간) 자신은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리라화 약세를 막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에르뎀 바시츠 총재는 필요하다면 통화 긴축에 단호하게 나서겠다고 말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중앙은행이 정부의 압박에 의해 금리 인상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바시츠 총재는 자본 통제 가능성을 일축하며, 이 같은 조치는 자신의 "사전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는 3월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대선과 총선이 연이어 치러지기 때문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통화 약세 저지에는 종종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금리 인상은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경제 기반을 약화시킨다고 에르도안 총리는 주장해왔다.

정부가 금리 인상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리라화가 폭락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하는 데에 애를 먹었다.

더욱이 투자자들의 신뢰는 터키 정치권의 부패 혐의와 권력 다툼에 대한 우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현재 크게 훼손돼 있다.


이날 바시츠 총재는 분기 인플레이션을 보고하면서 "터키에서 정치인들은 중앙은행의 결정을 공공연하게 칭찬하거나 비판한다"면서 "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시츠 총재는 "중앙은행이 이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통화 긴축책을 쓰는 데에 주저하지 않고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바시츠 총재의 발언 직후 터키 외환시장에서 리라화는 달러당 2.2601리라에 거래돼 전날(2.3120리라)보다 가치가 상승했다. 전일 오전 중에 리라화는 사상 최저치인 2.3900리라를 기록하기도 했다.

터키 정부의 부도위험을 나타내주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도 전일에 19개월내 최고치를 기록했다가가 이날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중앙은행은 연말 인플레이션 전망치로 종전 5.3%에서 6.6%를 제시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201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기대가 증폭됐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하루짜리 초단기 금융거래인 오버나이트 대출 금리를 2.25% 포인트 높은 10%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이날 비상 통화회의를 열며, 그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29일 정오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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