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주사위 놀이, 도청 불가 통신 가능하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3.12.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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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출신 기자의 IT 다시 배우기]<35>복제 불가 원칙 지닌 양자 활용 암호기술 연구 활발

편집자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IT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인 부문을 조금만 알아도 새로운 IT세상이 펼쳐진다. 고등학교 때 이과생이었던 기자, 대학교에서는 공학수학도 배웠다. 지금 다시 과거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IT 세상을 만나려 한다.

자료제공=SK텔레콤자료제공=SK텔레콤


아인슈타인은 죽을 때까지 '신을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며 양자역학을 인정하지 않았다. 양자역학이 현재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의 원리에 근거하고 있어서다.

고등학교 화학 시간에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다고 배운다. 처음에는 궤도가 정해져 있어 그 궤도만 돌고 있다고 배운다. 하지만 마지막에 궤도가 아니라 구름을 보여주며 전자가 이 구름 어딘가에 있다고 알려준다. 전자가 고전약학에 따른 전자의 움직임, 후자가 양자역학에 따른 전자의 움직임이다.



양자역학이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원리에 근거하고 있지만 양자를 활용하면 도청이 불가능한 암호통신이 가능하다.

양자는 2개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중첩'과 측정으로 중첩된 현상이 깨어지면 다시 그 상태로 만들 수 없는 '복제 불가의 원칙'을 지니고 있다. 양자를 측정하는 순간 양자 움직임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또 특별한 처리를 통해 얽힘 상태로 만들어 얽혀 있는 양자 한쪽의 동작에 따라 반대쪽 양자의 동작을 예측할 수 있는 '얽힘', 순간이동 등의 특징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통신을 통해 전달되는 모든 정보는 도청할 수 있다. 다만 암호로 돼 있기 때문에 이를 풀기 어려울 뿐이다. 하지만 컴퓨팅 기술과 알고리즘 기술이 발전하면서 암호를 해독하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미국인들의 통화 내용은 물론 다른 나라 정상들을 광범위한 도청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들의 통화가 고도의 암호화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고려하면 NSA는 거의 모든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현재 암호화 기술이 언제든지 풀릴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양자로 암호키를 전달하면 도청 위험이 없다. 양자 도청을 하는 경우 도청자가 해당 양자를 가져가기 때문에 수신자가 양자를 얻을 수 없어 도청을 의심할 수 있다.

도청자가 양자를 얻은 다음에 이를 복사해 수신자에 전달하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복제 불가의 원칙 때문에 도청자는 송신자로부터 받은 양자와 같은 양자를 수신자에 전달할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자정보통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양자암호기술은 양자 역학이 제공하는 양자 정보를 기반으로 고전 역할을 통해서는 구현할 수 없는 무조건적인 안전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한다.

곽승환 SK텔레콤 융합기술원 퀄텀랩 부장은 "RSA(소인수분해) 방식 암호화 기술은 양자컴퓨터로 무력화될 수 있다"며 "미국, 중국, 일본, 유럽, 호주, 캐나다 등을 중심으로 양자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2011년 10월 퀀텀랩을 만든 이후 지금까지 200억원을 투자해 양자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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