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왕서방' 잠자던 中 소비시장을 깨우다

머니투데이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스트레지스트 2013.12.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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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스트레지스트↑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스트레지스트


18차 3중전회에서 1가구 2자녀 허가로 중국의 산아규제정책이 완화됐다.

중국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정년퇴직 연령대로 들어서면서 '1가구 1자녀' 정책을 실시한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출생한 세대들이 1인당 1인 이상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사실 노령화와 노동력 공급 감소 가능성 그리고 성비 불균형 등 인구학적 및 경제적 이유로 산아정책 변경은 중국의 안팎에서 꾸준히 요구되고 있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향후 중국의 노동공급 부족과 고령화 등에 따라 노동비용 부담이 높아지며 루이스 변곡점(Lewis Turning Point)을 맞이하게 될 것을 무엇보다 우려하고 있다. 여기서 루이스 변곡점이란 개발도상국에서 농촌의 잉여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에 도달해 임금이 상승하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고 경쟁력이 후퇴하는 현상을 뜻하는 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공업국가들은 지난 1970년대에 이를 경험한 바 있다.



실제 중국의 임금은 두자릿대 상승세를 이어가며 저비용 생산 메리트가 희석되고 있다. 또 최근 IMF는 중국의 인구구조가 계속될 경우 2020~2025년에는 중국이 루이스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IMF는 출산율 향상, 호구제도 개혁을 통한 노동 참여율 제고, 금융산업 개혁,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앞으로 닥쳐올 노동공급 부족에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출산율을 향상하고 호구제도 개혁을 통해 노동의 이동을 자유롭게 해 노동 참여율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호구제도 개혁과 산아규제 완화는 루이스 변곡점을 앞에 두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선택이 아닌 예정된 수순일 뿐이다.

물론 중국 정부가 산아정책을 변경했다 해서 모든 가구가 2자녀를 갖지는 않을 것이다. 육아에 드는 기회비용과 여성의 경력단절 등으로 소득이 높아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주요 설문조사의 결과를 감안한다면 중국인의 절반 이상은 2자녀 이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신생아 출생 증가와 이로 인한 노동공급의 증가는 확실해 보인다.


이번 산아정책 완화를 계기로 중국의 출산율이 2.1명대를 넘어선다면 2030년까지 신생아 수는 매년 2000만명 내외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는 1.7명대의 현 수준이 유지되는 경우보다 연간 200~400만명 가량 신생아가 더 태어나는 결과이다. 당연히 중국의 산아정책 완화는 경제적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첫째, 부양비용으로 인해 중국 가계의 저축률이 떨어지게 될 것이다. 신생아가 성인으로 자라서 독립할 때까지는 다양하고 막대한 부양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이를 충당하는 과정에서 가계의 높은 저축률은 점차 떨어지고 중국의 소비시장은 보다 커질 것이다. 19세 이하 자녀를 부양하는 부모들의 부담이 적어지면서 저축이 늘어났다는 점과 가족구성원이 적은 도시일수록 저축이 많다는 사실들은 이를 대변하고 있다.

둘째, 육아에 지출되는 필수 소비재와 브랜드에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중국의 소비를 거론할 때마다 도시화와 중산층 성장에 따라 선택적 소비재가 부각됐지만 신생아가 늘어남에 따라 먹고 쓰는 필수 소비재의 중요성도 다시 높아질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가족구성원이 많을수록 식품과 가정용품에 대한 지출이 높다. 다만 중국의 높아진 소득수준과 환경오염을 감안한다면 강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소비재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셋째, 공적인 사회안전망을 보완하기 위해 보험 및 연금을 비롯한 다양한 금용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신생아가 늘어난다 해서 당장 노동가능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맞물려 중국 중년층의 부양 부담은 보다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 의료, 노후 등에 대한 다양한 수요가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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