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 정구호, 연출가로 변신··· 국립무용단 '묵향'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3.11.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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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의상과 전통 춤의 만남··· '한국 춤'의 가치를 재발견하다

여성의류 브랜드 'KUHO'의 디자이너인 정구호가 공연 연출가로 국립무용단과 함께 첫 작품 '묵향'을 선보인다. 사진제공=국립극장여성의류 브랜드 'KUHO'의 디자이너인 정구호가 공연 연출가로 국립무용단과 함께 첫 작품 '묵향'을 선보인다. 사진제공=국립극장


세련미 더한 '한국 춤'의 진짜 멋에 취해볼까.

전통에 대한 고루한 통념을 깨는 살아있는 춤. 한국 춤에 대한 전혀 다른 시선을 제시할 작품 '묵향'(墨香)이 다음달 6~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윤성주가 안무를, 패션브랜드 '구호'(KUHO)의 디자이너였던 정구호가 의상과 음악, 무대 디자인을 비롯한 총연출을 맡았다. 제일모직의 전무이사로 패션업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던 그가 얼마 전 퇴사하고 다양한 예술활동을 위해 자유를 선언했다. 이번 무대는 공연연출가로서 정구호가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묵향'은 사군자를 소재로 정갈한 선비정신을 한 폭의 수묵화처럼 담아낸 작품이다. 무용가이자 안무가였던 고(故) 최현의 유작인 '군자무'(1993년 초연)를 재창작했다. 시작과 끝, 매·난·국·죽의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사군자가 상징하는 봄·여름·가을·겨울을 통해 세상을 보는 군자의 시선을 담는다.

주목 할 부분은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만든 의상이다. 묵향의 의상은 움직이면 몸에 휘감기는 기존의 무용복과는 확연히 다르다. 전통복식 라인을 유지하면서 천의 색감, 재질 등을 응용해 정구호만의 한복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그간 국립무용단이 고수해오던 신(新)무용의 서사적이고 극적인 스토리텔링 형식에서 벗어나 '춤'을 중심에 둔다. 윤 감독은 "신무용의 무용극 양식이 지금껏 국립무용단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지만 이제는 그걸 뛰어넘어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작품이 그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무용과 의상, 음악 등 작품을 이루는 요소들은 모두 전통양식을 따르지만 관객 스스로 현대적이고 동시대적인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군자의 미덕과 선비정신을 내세우며 혼탁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사색의 시간을 던지는 무대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테크닉과 함께 내면의 성숙도가 병행 되어야만 '흥'(興)과 '한'(恨)의 정서를 자연스레 표현할 수 있는 한국 무용.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남성무용수들의 춤으로 색다른 매력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묵향'=12월 6~8일, 평일 오후8시, 주말 오후4시. 출연 국립무용단(27명). 공연시간 70분(중간휴식 없음). 입장료 VIP 7만원, R 5만원, S 3만원, A 2만원. 문의(02)2280-4114~6.

국립무용단 '묵향' /사진제공=국립극장국립무용단 '묵향' /사진제공=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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