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풍덩'…AS센터선 "이유없이 고장났다" 발뺌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3.11.0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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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 좀먹는 블랙컨슈머](3-2) 본인 과실도 제품 하자로 떼쓰기

물에 '풍덩'…AS센터선 "이유없이 고장났다" 발뺌


#지난해 6월 아일랜드의 '갤럭시S3' 사용자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동차에 있던 갤럭시S3에서 갑자기 불꽃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글을 올렸다. 전세계 IT전문지는 이를 보도했고 갤럭시S3를 전세계 출시한 지 얼마 안된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는 당황했다.

한달후 삼성전자가 영국의 전문조사기관에 의뢰한 결과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물에 젖은 휴대폰을 전자렌지에 말리면서 불이 났다는 분석이다. 사용자 역시 본인 과실을 인정했지만 삼성전자는 한달 내내 갤럭시S3 판매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해야 했다.



IT업계에서는 본인 과실임에도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처럼 속여 제품을 교환하거나 환불하는 경우가 흔하다.

대표적인 예가 자신의 실수로 휴대폰 등을 물에 빠뜨렸는데 서비스센터에 가서는 '아무 이유 없이 고장났다'고 발뺌하는 경우다. 서비스센터에서 침수라벨을 확인하면 순순히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소비자가 그래도 막무가내면 유상 수리가 원칙임에도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본 제공 프로그램의 사용상 불편한 점이나 오류를 집요하게 찾아내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모델별 주요불량 증상을 인터넷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해 수집후 의도적으로 이를 제기해 최신 모델로 바꿔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다.

정품등록 이벤트를 악용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카메라 등 디지털기기는 소비자 관리를 위해 정품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곤 한다. 하지만 제품을 사지 않고도 제품 시리얼번호와 보증서를 인터넷에서 구해 이벤트에 참가해 경품만 받아가는 얌체족들이 있다.

제품을 사지 않고 경품을 받아간 것이 뒤늦게 들통나도 "이제와서 어쩌라고…"라고 하면 경품을 돌려받을 방법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통신업계에서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내용없이 괴롭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예컨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문의내용 없이 욕설을 해 상담사들을 괴롭히는 경우다.

상담사들이 책임자와 통화를 연결하려고 하면 이를 거부하고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것에도 불만을 제기하고 주민번호를 ARS(자동응답기기)로 왜 입력해야 하는지 횡설수설하는 경우다.

자신을 누구누구의 어머니라고 소개하며 고객님이 아닌 누구누구의 어머니라고 불러달라고 강요하는 것은 애교로 봐줄 수 있다. 하지만 결혼했느냐, 아기는 있느냐, 시댁에 잘하느냐 등 개인적인 부문까지 물어보고 대답하지 않으면 화를 내면 상담사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객센터의 이같은 어려움은 지난 5월 'LG 불났어요?'로 화제된 LG유플러스 (9,850원 ▼50 -0.51%)의 고객센터 사례다. 남성 상담원의 질문에 '어디? 불났어요? LG에 불났다고' 등 엉뚱한 답을 하는 고객에게 상담원은 끝까지 친절한 태도를 유지했으나 업계에서는 고객센터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며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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