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총학 "밥값 기습인상"…신세계 "사실 아냐"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시내 기자 2013.11.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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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사진=뉴스1숙명여대/ 사진=뉴스1


숙명여대 교내 식당에 입점한 신세계푸드가 밥값 인상에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사과의 의미로 선착순 바나나 500개를 제공해주겠다고 밝힌 가운데 숙대 총학생회와 신세계푸드가 각각 엇갈린 주장을 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숙대 총학생회는 신세계푸드가 밥값을 기습 인상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신세계푸드는 사전 협의 요청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4일 숙대 총학생회와 신세계푸드 등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올 2학기가 시작한 지난 9월2일 2300~3100원이던 급식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총학생회는 "학생들과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밥값을 인상했다"며 지난달 28일부터 학교 식당 앞에서 밥값 인상에 반대하는 '반값 밥차'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여론이 악화되자 "사과의 의미로 중간고사 기간에 바나나 500개를 선착순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알려진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3월 급식 가격을 인상한 적이 있는데 총학생회가 반발하는 바람에 철회했다. 대신 2학기 때 급식비를 200원 인상하도록 총학생회와 합의했었다"며 "지난 6월에도 인상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총학 측에 보냈고 몇 차례 방문했었다. 총학생회가 이제와서 합의없이 밥값을 인상했다고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바나나 500개 선착순 지급에 대해 "학생회 측에서 제시한 보상안"이라며 "학생회는 지난 9월 신세계가 합의없이 급식비 200원을 인상한 것에 대해 경제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했고, 시험기간 때 신세계푸드가 바나나 혹은 요구르트 같은 걸 나눠주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명은 숙명여대 총학생회장(24)은 "지난 3월 신세계가 2학기가 시작하는 9월 즈음 인상안과 관련 학생들과 의견수렴을 하자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신세계푸드가 약속을 어기고 지난 8월 학교 급식을 인상하겠다는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총학생회가 밥값 인상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총학회장은 문제가 된 '바나나 500개'에 대해서 "총학생회 회의 때 한 분이 밥값 인상에 따른 초과 이익분에 대한 보상으로 시험기간 때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방안을 꺼내긴 했었다"면서도 "간식 건 외에 밥값을 원상복귀 한다든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여러 가지 안이 나왔는데 그 중 바나나만 가지고 저러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학회장은 "신세계가 대기업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과의 약속을 무시하고 밥값 인상안을 밀어 붙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현재 학내 식당을 비롯 카페, 매점 등에 입점한 상태인데 예전부터 1년 주기로 전반적인 가격을 인상해왔다"며 "밥차 운동을 포함해 학생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운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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