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애의 기술' 한 장면/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전망 좋은 집'을 통해 여성의 심리를 예리하게 꿰뚫었다는 찬사를 받은 이수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작품을 통해 또한번 진일보한 로맨스를 선사한다.
영화는 연애 관점이 서로 다른 절친 간의 치열한 '킹카 쟁탈전'을 그렸다. 오매불망 운명남을 기다리는 수진(홍수아 분)과 그때그때 만나는 사람을 죄다 운명남이라 생각하며 기대를 갖는 지영(한수아 분) 사이에 재력과 외모를 모두 갖춘 훈남 태훈(서지석 분)이 나타나면서 태훈을 둘러싼 '작업배틀'이 시작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남친이 나란히 걸으면 호감있다는 증거
미국 시애틀시 퍼시픽대학 연구팀이 애인 관계 남녀 11쌍을 상대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애인과 나란히 걸을 때 남성들은 평소 걷는 속도를 약 7% 낮춘다는 점을 발견했다.
반면, 애인 사이로 발전하지 않은 남녀가 함께 걸을 때는 남성이 여성을 앞서가는 경우가 많았다. 남성의 평소 걷는 속도에 변화가 따르지 않았던 것. 이 연구자료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저널인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돼 있다.
영화 '연애의 기술' 한 장면/사진=팝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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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훈을 침대로 유혹한다면…아서라, 더 불리해진다
만일 수진과 지영 둘 중 먼저 태훈을 침대로 끌어들인 사람이 이 쟁탈전에 승자가 되는 걸까. 아니다.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여성은 '밀당'(밀고 당기기) 중 당기기보단 '밀기'에 능해야만 연애 성공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런던·워릭·영국정치경제대학 공동연구진은 남녀가 연애할 때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유리한지를 수학적 원리를 이용해 관찰해 봤다.
연구진은 우선 남성 피실험자에게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함께 하면 점수를 줬다. 그 후로도 여자친구와 계속 사귀면 더 큰 점수를 부여했다. 반대로 여성 피실험자에겐 잠자리를 함께 할 경우엔 점수를 주지 않았다.
다만, 그 후로도 남자친구가 계속 연인 관계를 남아있으면 점수를 줬다. 만일 여성 피실험자가 잠자리를 가진 후 남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면 마이너스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여성 피실험자는 연애 기간의 길고 짧음에 따라 종합 득점수가 달랐다. 다시 말해 좋은 남자를 잡은 여자는 데이트 관계를 장기간 유지하면서 최대한 성행위 시점을 뒤로 미뤘던 반면, 벌점을 받은 여자는 대부분 연애 초기에 성행위를 허락했다.
연구팀은 "잠자리를 최대한 뒤로 미루면서도 서로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여자가 좋은 남자를 차지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선 너무 빨리 성관계를 허락해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미룰 수도 없는 딜레마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학술지인 '이론생물학저널'에 게재됐다.
류준영 기자의 '팝콘 사이언스'
연애관이 서로 다른 수진과 지영, 결혼 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둘 중 한 명이 넘었다고 치자. 이때 겪는 태훈에 대한 배신감은 수영과 지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무덤덤하거나 충격받거나.
펜실베니아주립대 연구팀은 피실험자에게 "내 남자가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함께 했을 때 혹은 나랑 함께 있으면서도 다른 여자를 생각할 때, 이 두 가지 경우 중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경우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사회 통념상 여자라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남녀 간 차가 아니라 개인의 연애스타일에 달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헌신적인 사랑을 한 여성이라면 이성의 성적 외도보다 양다리를 걸쳤다는 배신감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사생활을 서로 존중하며 개인의 사생활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여성은 성적인 배신을 더 못 견뎌했다.
연구팀은 "연애를 할 때 자율성을 강조하는 태도는 상대로부터 깊은 감정 상처를 입지 않으려는 자기 방어적인 기질이며, 이런 사람일수록 상대가 다른 사람하고 성관계 여부에 집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연애중 느끼는 질투의 경향 차이는 남녀를 떠나 심리적·문화적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뚱뚱한 남녀의 연애성공률은
시나리오상 수진과 지영, 태훈 중 한 명에게 '뚱뚱한 외모'라는 설정을 가한다면 이 영화의 전개는 어떻게 바뀔까.
결론부터 말하면 태훈이 비만남이라고 해도 영화 스토리는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수진과 지영 둘 중에 한 명이라면 태훈 쟁탈전의 승부는 이미 갈렸다고 봐도 된다. 연애를 할 때 덩치가 큰 비만남성의 경우 비만여성들보다 구애를 덜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와이대학 심리학과 연구팀은 연인 57쌍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로 비만도를 측정한 후 애인과 사이가 좋은지, 상대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비만 여성의 경우 남자친구와 사이가 소원했고, 연애기간도 "오래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응답이 대체적으로 많았다. 또 "현 남자친구가 자신을 다른 여자들보다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한 비율도 높았다. 안타깝게도 비만녀의 남자친구들의 응답에선 "매력도 적고 이상형과 가깝지도 않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비만 남성들은 체중이 연애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만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일반인 간의 관계가 아닌 사랑을 전제로 한 관계에서도 그대로 작용하며 특히 여성에겐 더하다는 사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