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의 눈으로 시장보기

머니투데이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팀장 2013.10.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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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팀장↑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팀장


가치투자는 대표적인 투자스타일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금융상품명에도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가치투자를 정의하고자 하면 쉽지 않으며 전문가들에게 물어봐도 명쾌한 대답을 듣기 어렵다.

시장에서 가치투자에 대한 다양한 설명들 중 공통적인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저P/E, 저P/B, 고배당 등 수익가치,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서 투자하고 제 값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치투자라는 것이다. 가치투자를 설명함에 있어서 가치주란 표현이 자주 사용되며 이와 대별되는 것으로 성장주가 언급되곤 한다.



필자도 운용역으로 활동하기 전에 가치투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기를 거쳤으며 그 과정에서 소위 가치투자의 대가 중 한 명인 워렌 버핏은 큰 도움이 되었다. 워렌 버핏이 가치투자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워렌 버핏은 '가치투자'란 단어에서 '가치'는 불필요한 표현이라고 했다. 즉 가치투자라 해서 특별한 것은 아니며 그냥 투자인 것이다. 가치를 따져보는 과정없이 매입한 가격 이상으로 되팔아 차익을 기대하는 것은 투기지 투자라 할 수 없다고 했다. 가치투자라 불리든 투자라 불리든 이를 행함에 있어 합리적으로 가치를 따져보는 과정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워렌 버핏은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널리 알려져 있다. 생소한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가치평가 자체가 어려우므로 가치투자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워렌 버핏의 경우 성장성은 가치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항상 고려되는 요소라고 했다. 저P/E, 저P/B, 고배당 주식에 투자한다고 가치투자라 할 수 없으며 성장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한다고 해서 가치투자가 아니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워렌 버핏은 훌륭한 기업(wonderful company)을 제값(fair value)에 투자하는 것이 평범한 기업(fair company)을 좋은 가격(wonderful price)에 투자하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워렌 버펫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기업들임에는 분명하나 P/E, P/B에 있어서는 시장평균치를 상회하는 주식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P/E, P/B 등의 수치가 높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고평가되었다 할 수 없으며 주식 선택의 기준에 있어서 주가보다는 기업의 내용이 우선임을 알 수 있다.

앞서 열거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워렌 버핏이 말하는 가치투자는 우선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한해서 훌륭한 기업을 대상으로 성장성 등을 감안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 상황에 따라 매수 또는 매도하는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합리적인 가치평가가 가능한 자산만이 가치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수년간 금은 가장 주목받는 투자 대상이었다. 그 이전에는 미술품에 대한 투자 붐이 있었다.

금 또는 미술품을 대상으로는 가치투자가 가능할까? 그 해답은 대상 자산의 가치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으며 따라서 투자자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고 불가능하기도 하다.

저P/E 주식, 저P/B 주식,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는 것만이 가치투자라 한다면 이는 편협한 사고다. 정답을 찾으려 노력하기 보다는 공통분모를 취하고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어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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