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부채한도 협상의 결과가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내년 초로 시한을 연장한 것에 불과한 미봉책이라는 차원에서 반응이 미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시장의 핵심 관심사가 정책에서 경기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장의 숨 고르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지난 9월 FOMC회의, 버냉키 의장 후임으로 옐런 부의장 임명, 그리고 미국 의회 내 상원과 하원, 민주당과 공화당, 의회와 행정부간의 대립이 길게 이어졌던 부채한도 관련 협상이 타결되면서 불확실성은 상당 폭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경기회복 시나리오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이어왔던 미국 경제가 가장 빠른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선진국 시장의 경기회복이 신흥시장의 그것을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현재 OECD 경기 선행지수 기준으로 가장 앞선 경기회복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지역은 미국이다. 일본과 유럽이 그 뒤를 잇고 있는 가운데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경기 회복 속도가 뒤쳐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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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직후 신흥국 중심의 경기회복이 뚜렷했던 지난 2010년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이는 금융시장의 반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브릭스가 주도했던 주가 상승과는 달리 이번 사이클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시장이 상승을 이끌고 있다.
향후 경기 회복과정이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된다면 시장의 반응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당초 예상에 비해 더디게 개선되고 있으며, 출구전략 논란 이후 금리 압력을 받은 미국 주택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점은 미국 주도의 회복에 다소 제동이 걸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최근 유럽의 모습은 긍정적이다. 재정위기 이후 가장 위축된 모습을 보인 올 상반기까지와는 달리 최근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위기 국가들을 포함한 유로존 대부분의 국가가 PMI 등 지표 개선, 실업률 안정, 성장률 반등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경기 회복은 유럽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의 경기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미국에 이은 유럽의 호조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더욱 뚜렷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 역시 글로벌 경기회복에 민감한 한국의 경제와 시장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라 판단된다. 정책에서 경기로 바뀌어가는 시장의 핵심의제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