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2010년 메르켈 감청 보고 받아"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3.10.2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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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0년부터 미국 정보당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핸드폰 감청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메르켈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감청사실을 전면 부인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파문이 예상된다. 독일 정부는 미국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는 한편 관련자 처벌도 요구하고 나섰다.



독일 대중지인 빌트암존탁은 27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메르켈 총리 감청에 관여했던 직원의 말을 인용해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이 2010년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메르켈 총리의 휴대폰 감청사실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NSA 직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메르켈 총리에 대한 감청을 중단시키지 않았으며 오히려 감청을 놔뒀다"고 밝혔다.



빌트암존탁은 아울러 "이 NSA 직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를 신뢰하지 않았으며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알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NSA가 오바마 대통령의 의향에 따라 메르켈 총리의 모든 통신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감청 범위를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NSA는 알렉산더 국장은 감청활동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과 어떤 논의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거부했다.

빌트암존탁의 보도 내용은 그간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돼 논란이 예상된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3일 NSA가 자신의 핸드폰 통화를 도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을 요구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전날 NSA가 메르켈 총리의 핸드폰을 10년 넘게 감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슈피겔은 자체 입수한 NSA 기밀문서를 토대로 메르켈 총리가 독일 야당인 기독교민주동맹(CDU·기민당) 당수로 있던 2002년부터 NSA의 감청 표적이었다며 NSA의 감청은 지난 6월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을 방문하기 몇 주 전까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2000년 기민당의 첫 여성 당수가 됐고 2005년 총리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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